檢,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구속기소...‘계엄 문건’ 수사 속도

직권남용·정치관여·업무상 횡령 혐의
내란예비·음모 윗선 수사 탄력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체포돼 압송되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자료=연합뉴스]

검찰이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조현천(64) 전 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14일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는 조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 정치관여 및 기무사 예산 관련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관련 칼럼·광고를 게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5년 3개월 만에 귀국한 조 전 사령관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이틀 뒤 구속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의 핵심 의혹인 ‘계엄령·위수령 검토 문건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내란예비, 음모 등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7년 2월 조 전 사령관은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문건을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계엄 문건 작성 행위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군사 쿠데타 또는 내란을 준비한 행위(내란음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조 전 사령관이 문건 작성 사실을 윗선에 보고하고, 유사 시 내란을 실행하기로 합의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 등을 직·간접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조 전 사령관이 계엄령 문건 작성 TF 설치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부하들에게 허위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허위 문건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소강원(60) 전 기무사령부 3처장은 지난달 16일 벌금형이 확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