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중단’ 등 활동 넓히는 김건희 여사, 나흘 연속 단독 공개일정
김건희 여사가 14일 대전을 찾아 빨래 봉사활동과 소상공인 격려 행보에 나섰다.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 단독 행보를 소화하며 공개 일정 빈도를 대폭 늘렸다. 문화·사회봉사 활동을 넘어 전몰·순직자 유가족, 납북·억류자 가족 등 사회적 이슈와 닿아있는 이들을 만나며 활동폭도 넓혀가는 분위기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새마을회의 초청으로 대전 서구에서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이동식 빨래방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각 지역 새마을회가 여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후 세탁·건조된 이불과 생필품을 독거노인 가구 등에 직접 전했다.
오후에는 대전 태평시장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들과 만났다. 상인들의 기증 물품으로 경매를 진행해 수익금을 봉사에 쓰는 ‘백원경매’ 행사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붉은색 넥타이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음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양의 사고현장을 찾아 추모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의 단독 공개일정은 이번 주 내내 이어졌다. 지난 11일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 추대식 및 나눔 실천 기부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했고, 다음날엔 경기도 파주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납북자·억류자 가족들을 만났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이제는 정부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납북자·억류자의 생사 확인과 귀환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했다. 지난 13일엔 전몰·순직군경 등의 미성년 자녀 지원 프로그램 출범식에 나서 “제복 입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고,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초반 봉사 행보에 집중됐던 데서 정부의 책무와 연관된 공적 메시지를 내는데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와 별도로 최근 한강 투신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 가정을 방문하고,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열고 개식용 중단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일정 확대는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관련 일정들로 다 참석하지 못하는 곳들을 챙기는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해왔다. 윤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는 최소한의 역할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취임 2년 차를 앞두고 점차 영부인으로서의 행보가 확대될 거란 전망이 많다. 언론의 취재가 허용되는 공개 행보가 이전보다 확대됐지만 여전히 김 여사 일정 다수가 비공개로 이뤄지는 점을 두고는 공적 행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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