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불응 뒤 1.4㎞ 도주한 음주 차량, 시내버스 2대가 막아세웠다

부산에서 음주단속에 불응하고 차를 몰아 도주하는 60대 남성이 시민 협조로 경찰에 붙잡혔다. 무면허에 술을 마신 상태로 1.4㎞ 거리를 도주했지만 시내버스 2대에 가로막혀 결국 검거됐다.

지난 10일 밤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음주단속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차량을 영도경찰서 교통안전계 김병두(가운데) 경위가 검거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14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9시 36분쯤 영도구 청학동에서 음주단속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60대 남성 A씨를 음주운전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는 ‘이것이 부산 경찰이다’는 제목으로 사건 당시가 담긴 2분 23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본 영도경찰서 교통안전계 김병두 경위가 순찰차를 타고 추격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부산경찰청

김 경위는 도주차량을 뒤에서 따라가면서 상황실에 무전으로 차량번호를 알리고 공조를 요청한다. A씨는 중앙선을 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며 도주하고, 김 경위는 순찰차 방송으로 시민들에게 협조를 구하면서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쫓아간다.

1.4㎞가량 이런 추격전이 계속됐다. 그러다 김 경위의 협조 요청을 들은 시내버스가 후행하던 SUV 차량을 막아선다. 반대편 차선에 있던 버스도 정차해 SUV 도주로를 차단했다. 김 경위는 뒤따라 멈춰선 SUV 차량으로 뛰어가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정지(0.078%) 수준으로 확인됐다. A씨는 무면허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부산경찰은 “음주 운전자를 잡는 데 도움을 주신 버스 기사와 일반차량 운전자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