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퍼터名家 '이븐롤' 한국 기업이 샀다

조윤희 기자(choyh@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2023. 4.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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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츠, 200억원대에 인수

한국 기업 크리에이츠가 골프 퍼터 전문업체로 유명한 미국의 '이븐롤(EVNROLL)'을 전격 인수했다. 빨간색 로고로 한국 골퍼들에게도 친숙한 이븐롤은 고가 제품이지만 뛰어난 직진성을 내세워 국내 퍼터 시장에서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츠는 이븐롤 지분 절반 이상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인수대금을 납입했다. 거래 규모는 200억원대로 파악된다. 인수 후에도 이븐롤 최고경영자(CEO)이자 수석디자이너인 게린 라이프와 기존 경영진은 지분 일부를 보유하며 이사회 멤버로 남아 공동 경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게린 라이프는 국내에서 '서희경 퍼터'로 알려진 라이프(Rife) 퍼터로 유명하다.

크리에이츠는 골프 시뮬레이터 '큐이디(QED)' 제조사다. 자회사 유니코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유니코와 이븐롤 합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에이츠는 내년 미국 시장에서 스크린골프 리그 'TGL'이 출범하는 점을 고려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 퍼터와 시너지 골프시뮬레이터 시장 확대

크리에이츠가 이븐롤 인수에 나선 데는 미국에서 골프 시뮬레이터가 대중화한 점도 한몫했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는 미국에서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스크린골프 리그 TGL을 내년 1월 출범할 계획이다. 가상 골프 시장이 부상하면서 기술력 높은 골프 시뮬레이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골프재단(NG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오프코스(off course)' 골프 인구는 연평균 12.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크리에이츠는 이븐롤 인수 후 퍼팅 연습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골프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퍼터 분석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기술력을 보강한 퍼터 연습 용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크리에이츠는 미국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인수를 계기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미국프로골프(PGA) 문화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유명 골프 브랜드 인수가 매년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다올프라이빗에쿼티(PE)는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 제조사 브이씨와 손잡고 글로벌 1위 퍼터 그립 회사 슈퍼스트로크를 인수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테일러메이드를 2021년 사들였고 이듬해 미국 내 골프장 25개를 소유한 콘서트골프에 투자하며 골프 브랜드 아웃바운드 투자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해외 인수·합병(M&A)에 성공한 크리에이츠는 이르면 올해 말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에 앞서 회사는 2021년 오티엄캐피탈, 쿼드자산운용, UTC인베스트먼트, 삼양인터내셔널 등에서 투자금 27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크리에이츠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67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유니코는 매출액이 235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윤희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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