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잔류로 굳어지는 FA 김연경 거취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거물, ‘월드스타’ 김연경(35)의 거취가 원소속팀 흥국생명 잔류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14일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흥국생명과 더 깊이 논의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2~2023시즌 직후 은퇴도 고민했던 김연경은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더 뛰고 싶다”는 말로 현역 연장 뜻을 밝혔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첫 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이지만, 시장 가치는 높다. 지난 시즌 7차례나 홈 경기 매진을 기록한 흥국생명의 인기 요인에는 시즌내내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 김연경의 존재감이 컸다. 전성기는 지났다지만 지금도 V리그 최고 아웃사이드히터로 평가받는다. 192㎝의 큰 키로 여전히 높은 타점을 유지한 김연경은 2022~2023시즌 정규리그에서 45.76%의 공격 성공률(1위)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69득점(전체 5위)을 기록했다. 수비력도 뛰어나 리시브 효율(46.80%·8위), 디그(세트당 3.713개·10위) 등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런 매력으로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김연경의 마음은 잔류로 기운 듯하다. 유력 행선지로 꼽혔던 현대건설의 오퍼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지난 12일 흥국생명 관계자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만났고, 아본단자 감독은 이 자리에서 더 적극적으로 잔류를 설득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FA협상은 도장을 찍을 때까지 모른다”고 말을 아끼면서 “김연경과는 시즌이 끝난 뒤부터 꾸준히 접촉했다. 김연경이 현재 지방에 내려가 있는 상황인데, 최대한 빨리 만나 계약을 마무리 짓고 싶은게 구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미들블로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배유나도 한국도로공사 잔류로 굳어졌다. 박정아, 정대영, 문정원, 전새얀 등 ‘우승 멤버’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은 도로공사는 다른 선수들의 계약을 마무리한 뒤에 배유나와의 계약 세부 내용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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