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혁신제품의 힘은 고객 관찰"
Z세대 마음 잡고 싶은 LG전자
대학생 행동패턴 읽어 제품개발
"무드업냉장고 고객연구해 출시"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공유 사무실에 대학생 16명이 모였다. 이들은 LG전자가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한 'LG크루'다. LG크루는 4개월간 LG전자 제품을 Z세대 관점에서 해석하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이날은 LG크루의 첫 세미나였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이철배 LG전자 CX센터장(부사장·사진)이었다. CX센터는 고객 경험을 연구하고자 올 1월 본사 직속으로 생긴 조직이다.
이 부사장은 이날 LG크루에게 고객이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불편한 점을 알아내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는 LG전자의 성공 방정식을 들려줬다. 그 해답은 '고객 관찰'이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미국에서 LG전자 냉장고가 대박을 터트린 비결은 고객 관찰이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잘 팔리던 도어인도어 냉장고(기존 냉장고 문에 별도 수납 공간을 갖춘 문을 추가한 모델)를 그대로 미국에서 팔려고 했다. 그런데 예비 시장조사에서 '이건 미국에서 절대 안 팔린다'는 의견이 나왔다.
느닷없는 지적에 당황한 LG전자는 곧바로 미국 소비자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냉장고 안에 어떤 음식을 넣는지, 언제 냉장고 문을 여는지, 냉장고 문을 열어서 주로 어떤 음식을 꺼내는지 등이 모두 관찰 대상이었다. 그 결과 미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 크기가 한국과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자주 먹는 우유부터 피자, 음식 재료까지 모든 게 한국보다 훨씬 컸던 것이다.
이 부사장은 "고객을 관찰한 끝에 미국 사람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 모두 들어가게 냉장고 내부 구조를 바꿨다"며 "(고객 관찰이) 세계 1등 가전 회사의 토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무드업 냉장고도 고객 관찰에서 시작됐다. 무드업 냉장고는 발광다이오드(LED) 광원과 이 광원에서 유입된 빛을 고르게 확산하는 도광판을 적용한 제품이다. 17만개의 색상 조합이 가능해 '카멜레온 냉장고'로 불리기도 한다.
이 부사장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사람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걸 좋아하고, 돈을 주고 냉장고 문 색상을 바꾸고 싶지 않아 했다"며 "TV에 쓰인 도광판 기술을 넣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무드업 냉장고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기순환기(서큘레이터) 기능을 더한 공기청정기가 탄생하기까지도 많은 고객 연구가 있었다.
이 부사장은 "한국은 '환기', 중국은 '통풍'이라고 하는 이유 등을 연구해서 소비자들의 공기청정에 대한 생각과 걱정을 제품에 담았다"고 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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