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불법 도박→단장은 뒷돈요구→KBO는 압수수색...허구연 1년 '허사'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허구연 MBC야구 해설위원은 지난 해 3월 29일 '제24대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로 취임했다. 야구인들의 염원이었던 첫 야구인 총재가 됐다.
그로부터 4월14일까지 1년하고 보름이 지났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야구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허구연 총재의 노력이 한달만에 물거품이 된 듯하다.
지난 한달간 정말 KBO리그에서는 있으면 안되는 일이 터져 나왔다. WBC 1라운드 탈락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롯데 서준원 사건이 터졌다.
정말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희대의 사건이다. 3월24일 미성년자 성착취. 입에 담기도 더러울 정도의 범죄가 탄로나 불구속 기소가 됐다.
서준원은 상대가 미성년자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미성년자이든 성인이든 성착취물을 제작하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이어 3월 29일에는 현직 단장이 FA협상시 뒷돈을 요구한 것이 들통났다. KIA 장정석 단장이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박동원을 2022시즌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통해 영입하려 했을 때 두 차례나 뒷돈을 요구했다. 현재 LG로 이적한 박동원의 큰 결심 덕분에 프로야구 뒷돈 요구가 밝혀진 것이다.
장 단장은 농담성 발언이라고 해명했으나 현직 단장이 선수 협상시 뒷돈을 요구할 생각을 했다는 그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4월1일,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하루 앞두고 또 한번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KBO가 3월 31일 오전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KBOP 관계자의 배임수재 혐의를 조사하고 있고, 이날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해 4월에 있었던 압수수색에 이어 1년만에 또 다른 고위 관계자에 대한 혐의를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KBO는 불법도박 관련 신고 전화까지 받았다. 해당 선수는 이를 부인했지만 14일 결국 발뺌을 하던 LG 이천웅은 검찰 수사가 시작하자 자백했다. 이렇게 선수, 단장, KBO 등 프로야구판을 지탱하는 구성원들이 비리에 연루된 것이다.
허구연 총재는 취임 후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 이미 밝힌 데로 프로야구가 심하게 표현하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계 전체가 팬들을 위한 야구, 팬을 위한 서비스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프로야구 종사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1년간 조용하던 야구판이 한달만에 마치 비리가 봇물 터지듯이 터지고 있다.
KBO에는 클린 베이스볼 센터가 있다. ▲선수단의 윤리 및 리그의 공정성 강화 ▲선수단의 부정행위 및 일탈행위 방지 등을 위해 마련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선수와 프런트 때문에 클린 베이스볼이 아니라 '더러운 야구(Dirty Baseball)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허구연 총재의 지난 1년의 모든 노력이 정말 ‘허사’가 되고 말았다. 공고롭게도 첫 야구인 총재가 취임한 후 정말 있으면 안되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KBO총재로 취임한 허구연 총재. 사진=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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