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명의 빌려주면 수익금 준다더니…“내 차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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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할부 계약을 하는데 계약자 명의를 빌려달라며 내세운 조건은 3가지였습니다.
① 매달 차량 할부금 부담 ② 1대당 1천만 원 수익금 지급 ③ 이른 시일 내에 계약 승계.
A 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피하려고 매달 180만 원 가까운 차량 할부금을 내고 있습니다.
차량 할부금은 물론이고, 매달 150만 원 정도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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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사업이 잘 돼 차를 더 뽑으려고 하는데, 사정이 있으니 대신 차량 리스 계약 좀 해줄래?"
렌터카 사업을 한다는 지인이 30대 A 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해온 건 2년 전,
차량 할부 계약을 하는데 계약자 명의를 빌려달라며 내세운 조건은 3가지였습니다.
① 매달 차량 할부금 부담 ② 1대당 1천만 원 수익금 지급 ③ 이른 시일 내에 계약 승계.
A 씨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별 의심 없이 1억 2천만원짜리 수입차 리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수익금을 주기는커녕, 지인은 반년 전부터는 대신 내준다던 월 납입금도 내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피하려고 매달 180만 원 가까운 차량 할부금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 명의의 차량이 현재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
그 와중에 범칙금, 과태료 고지서는 어디선가 계속 날아왔습니다. 서울, 대구, 부산 등 지역도 다양했습니다.
과태료를 내는 것도 A 씨의 몫입니다.
■ 할부금 내려고 배달에 대리까지….
또 다른 피해자 B 씨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같은 사람에게서 비슷한 제안을 받아 차량 리스 계약을 맺은 B 씨.
차량 할부금은 물론이고, 매달 150만 원 정도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친구의 친척이 제안한 것이라 별 의심 없이 믿었습니다.
그렇게 B 씨는 덜컥 차량을 2대 계약했습니다. 그에게 돌아온 건 매달 6백만 원에 이르는 차량 할부금.
B 씨는 차량 할부금을 부담하기 위해 밤마다 배달기사, 대리운전 등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업으로 버는 돈은 월 250만 원 남짓. 할부금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결국 모자라는 돈은 신용카드 돌려막기 등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중입니다.
■ "잘못한 건 맞지만...", 피해 구제 어려워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자신들도 잘못한 건 인정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렌터카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 건지도 잘 모르면서 아는 사람이고, 수익금을 준다는 말에 속아 명의를 빌려준 거니까요.
피해자 6명의 이름으로 출고한 차량은 13대.
게다가 대당 1억 원에서 2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만 골라 출고한 탓에 피해액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일 억울한 부분은 매달 수백만 원의 할부금을 내고 있지만, 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차라도 있다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 리스 계약을 해지하면 될 텐데 그조차 불가능한 겁니다.
이렇게 피해를 본 차량은 대포차로 팔려나가는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도 큽니다.
피해자 스스로 명의와 차량을 넘겨준 탓에 피해 복구도 쉽지 않습니다.
■ 사기꾼은 구속됐지만... 명의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
다행히 일당 중 1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일당에 대해서도 대구와 서울 등에서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들은 명의를 빌려주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말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건과 비슷한 차량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도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차량 명의를 빌려주지 말라는 게 예전에.. 수십 년전부터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절대로 명의를 빌려주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 피해자 B 씨
수익금을 미끼 삼아 명의 대여를 요구하는 경우는 사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명의는 자신이 지키는 게 사기를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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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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