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큰형’ 이지송 LH 초대사장 별세… 향년 83세
황재성 기자 2023. 4.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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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업계의 '큰형'으로 불리던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초대사장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후 50여 년간 현대건설 사장, 경복대 총장, LH 사장 등을 지내며 한국 건설산업과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00조 원이 넘는 빚더미를 안고 혹독한 진통 끝에 출범한 통합 LH의 초대 사장을 맡은 것도 커다란 도전이었다.
2012년 LH 사장 당시 본인이나 가족이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직원 68명에게 100만 원씩을 사비로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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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업계의 ‘큰형’으로 불리던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초대사장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940년 충남 보령에서 출생해 1963년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5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 남강댐 건설현장에 배치되면서 건설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50여 년간 현대건설 사장, 경복대 총장, LH 사장 등을 지내며 한국 건설산업과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개발공사(현 한국수자원공사)를 거쳐 1976년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고인은 이후 11년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낸 한국 해외건설 신화의 주역이기도 했다. 불도저와 같은 투지와 열정으로 ‘정주영 사단’으로 통했다. 특히 1987년 이라크 키르쿠크 상수도 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중 쿠르드 반군에게 납치된 근로자들을 구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반군 소굴로 뛰어들어 협상을 벌인 일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현대건설, 100조 원의 빚더미에 앉았던 LH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회사를 되살린 탁월한 경영인이었다. 친정 현대건설에서 2003년 사장 자리에 올라 3년 만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생전 고인은 사장 제의를 받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장직을 수락하면 개인보증을 서야 하니까 재산을 정리하고 가라’는 주변의 조언을 뒤로하고 회사를 살리지 못하면 나 자신도 파산하겠다는 각오로 뛰어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미국을 찾아 채권기관들과 대금협상에 나서 이라크 공사 미수금을 받아냈고, 2003년 6월 3~5일에는 신고리 원전 1·2호기 수주, 여수광양 항만공사, 청계천 복원공사 등 3일 만에 1조 원 수주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취임 당시 920원이었던 현대건설 주가는 2006년 퇴임 무렵 5만 원대로 올랐다.
100조 원이 넘는 빚더미를 안고 혹독한 진통 끝에 출범한 통합 LH의 초대 사장을 맡은 것도 커다란 도전이었다. 2009년 취임 이후 과감한 사업 재조정과 인적 쇄신으로 통하는 ‘이지송 식 개혁’을 추진하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우리 지역만은 해 달라’며 사업 재조정에 반발한 지역주민과 정치권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한 일은 유명하다. 국회 내 의원실은 물론 구내 목욕탕까지 일일이 방문해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2010년 12월 토지보상을 요구하며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지역주민들과 천막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70세였다.
1월 1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업무에선 엄격했지만 사재를 털어 남몰래 선행을 하는 따뜻한 가슴의 경영자였다. 2012년 LH 사장 당시 본인이나 가족이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직원 68명에게 100만 원씩을 사비로 전달하기도 했다.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직원 얼굴에 뾰루지가 난 것을 보고, 발신인 이름도 없이 겉봉투에 ‘피부 관리’ 네 글자만 적힌 금일봉을 전달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2011년에는 현대건설 사장 시절 받은 130억 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했고, 2013년 LH 사장에서 퇴임할 때도 퇴직금 5700만 원 전액을 회사에 남기고 떠나 화제가 됐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전인순씨와 딸 지영·지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9시다.
1940년 충남 보령에서 출생해 1963년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5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 남강댐 건설현장에 배치되면서 건설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50여 년간 현대건설 사장, 경복대 총장, LH 사장 등을 지내며 한국 건설산업과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개발공사(현 한국수자원공사)를 거쳐 1976년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고인은 이후 11년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낸 한국 해외건설 신화의 주역이기도 했다. 불도저와 같은 투지와 열정으로 ‘정주영 사단’으로 통했다. 특히 1987년 이라크 키르쿠크 상수도 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중 쿠르드 반군에게 납치된 근로자들을 구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반군 소굴로 뛰어들어 협상을 벌인 일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현대건설, 100조 원의 빚더미에 앉았던 LH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회사를 되살린 탁월한 경영인이었다. 친정 현대건설에서 2003년 사장 자리에 올라 3년 만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생전 고인은 사장 제의를 받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장직을 수락하면 개인보증을 서야 하니까 재산을 정리하고 가라’는 주변의 조언을 뒤로하고 회사를 살리지 못하면 나 자신도 파산하겠다는 각오로 뛰어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미국을 찾아 채권기관들과 대금협상에 나서 이라크 공사 미수금을 받아냈고, 2003년 6월 3~5일에는 신고리 원전 1·2호기 수주, 여수광양 항만공사, 청계천 복원공사 등 3일 만에 1조 원 수주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취임 당시 920원이었던 현대건설 주가는 2006년 퇴임 무렵 5만 원대로 올랐다.
100조 원이 넘는 빚더미를 안고 혹독한 진통 끝에 출범한 통합 LH의 초대 사장을 맡은 것도 커다란 도전이었다. 2009년 취임 이후 과감한 사업 재조정과 인적 쇄신으로 통하는 ‘이지송 식 개혁’을 추진하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우리 지역만은 해 달라’며 사업 재조정에 반발한 지역주민과 정치권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한 일은 유명하다. 국회 내 의원실은 물론 구내 목욕탕까지 일일이 방문해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2010년 12월 토지보상을 요구하며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지역주민들과 천막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70세였다.
1월 1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업무에선 엄격했지만 사재를 털어 남몰래 선행을 하는 따뜻한 가슴의 경영자였다. 2012년 LH 사장 당시 본인이나 가족이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직원 68명에게 100만 원씩을 사비로 전달하기도 했다.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직원 얼굴에 뾰루지가 난 것을 보고, 발신인 이름도 없이 겉봉투에 ‘피부 관리’ 네 글자만 적힌 금일봉을 전달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2011년에는 현대건설 사장 시절 받은 130억 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했고, 2013년 LH 사장에서 퇴임할 때도 퇴직금 5700만 원 전액을 회사에 남기고 떠나 화제가 됐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전인순씨와 딸 지영·지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9시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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