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與野 ‘외교청서 논란’ 지적에 “日 독도 영유권 주장이 화답 징표라고 한 적 없다”

민주당, 태영호 발언에 “태 최고위원, 제정신인가”
김기현 “과거사 진솔한 반성 있어야”… 日 외교청서 자체엔 부정적 입장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4일 더불어민주당이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이 담긴 일본의 외교청서를 ‘한일 관계 개선의 징표’라고 한 것에 제정신이냐고 지적한 논평에 대해 “저는 단 한번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이 한일관계 개선의 징표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여당 지도부는 외교청서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선을 명확히 그은 상태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제 ‘일본 외교청서 관련 논평’에 대해 제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이 한일 관계 개선의 징표라고 했다고 왜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논평을 통해 “태영호 최고위원님, 제발 정신 차리시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이 한일 관계 개선의 징표라니 제정신인가. 국적이 일본으로 바뀌셨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굴욕외교를 감싸보겠다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 일본의 외교청서에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의 징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의지의 반영’이라뇨”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도 촉구했다.

태 최고위원은 “친일프레임에 저를 가둬 정쟁으로 이끌어가는 민주당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제 글은 일본 외교청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한일 관계가 ‘협력파트너로 갈 것인지’, 아니면 ‘영원한 적으로 갈 것인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진정 국익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일본을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협력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 글을 제대로 읽어 보셨다면 제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옹호한 적이 없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 최고위원의 ‘외교청서 발언 논란’은 전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일본 외교청서 공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징표’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번에 공개된 일본의 ‘외교청서 2023′에 기시다 내각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의지가 반영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시작한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을 일본이 적극적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징표로 읽힌다”고 전했다.

해당 외교청서는 지난 11일 일본이 발표한 것으로 ‘다케시마(독도)가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즉각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독도는 명백히 우리 땅”이라며 “악의적으로 보지 말고 원문을 제대로 읽어보라”고 반박했다. 이어 “(외교청서에 대해) 저는 일본을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협력파트너’로 보고 싶다”며 “협력파트너의 입장에서 일본 외교청서를 봤을 때, 우리는 지난 시기의 외교청서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태 최고위원의 발언보다 일본 외교청서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박정희기념재단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 최고위원 일본 외교청서 긍정적 평가와 관련해) 자세히 보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낸 논평을 다 보진 못한다”면서도 “일본 외교청서에 독도는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그런 것은 당연히 말이 안 된다”며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진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 태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태 최고위원의 발언은) 여러 비판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