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故김문기, 이재명에 칭찬받고 자랑…유족 기자회견 회유”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고(故)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으로부터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를 갔다가 칭찬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14일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성남의 뜰’ 관련 보고서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게 여러차례 보고한 것을 알고 있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 부분을 잘했다고 칭찬받았다며 좋아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처장이 아이디어를 내서 민간개발사와 부제소(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 특약을 맺었는데, 이 부분을 두고 이재명 시장한테서 굉장히 잘 처리했다는 칭찬을 받았다며 내게 자랑한 것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면서 김 전 처장을 사업 핵심 실무자로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실무 책임자로 직접 보고를 했는데, 이사람이 책임자라는 걸 모를 리 없지 않나”라며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서)같이 보고를 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12월 당시 이 대표의 대선캠프에 있던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 사장이 김 전 처장 유가족을 만나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도록 회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 전 사장이 김 전 처장 유족을 회유하려던 것을 알고 있냐는 검찰 질문에 “출소 후 김문기씨 부인을 만난적이 있는데, 그때 이우종이 그렇게 (회유)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와서 좋은 소리 좀 해달라’, ‘가급적 기자회견을 안하면 좋겠다’, ‘우리를 좀 도와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17일 이 전 사장과 김 처장 아들의 녹음파일을 재생했고, 해당 파일에는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말한 이 대표 발언에 서운해하는 김 전 처장 아들의 얘기와 “후보는 써주는대로 연기하는 배우다. 갑자기 물으니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블랙아웃돼서 발언했다”고 말하는 이 전 사장의 음성이 담겨 있었다.

한편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지난 2021년 12월 한 방송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함께 일했던 故(고) 김문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을 몰랐다고 답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에 대해 ‘재직때는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에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고, 한 시민단체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 대표를 고발했다. 김 전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개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던 시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줄곧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