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나라 팔아먹는 일본 1호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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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5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의 승자는 진보당 후보 강성희였다.
진보당이 3~4개월간 당력을 총동원해 펼친 생활밀착형 선거운동을 최대의 승인으로 꼽은 언론이 많았다.
'윤석열 때리기'가 재선거의 최대 이슈였다는 건 오직 '윤석열 정권 타도'의 목적을 위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고 밝힌 영남 출신의 안해욱(74세)이 국민의힘 후보보다 2.14%포인트 앞선 10.14%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것에서도 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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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지난 4·5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의 승자는 진보당 후보 강성희였다. 이는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여졌기에 언론은 일제히 승인(勝因) 분석에 들어갔다. 진보당이 3~4개월간 당력을 총동원해 펼친 생활밀착형 선거운동을 최대의 승인으로 꼽은 언론이 많았다.
사실 진보당의 선거운동은 인상적인 수준을 넘어 놀라울 정도였다. 1월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진보당 당원 1000명이 전주에 상주한 가운데 쓰레기 줍기 같은 봉사활동을 하며 골목골목을 파고들었고, 경로당 등을 돌며 노인들의 손톱·발톱을 깎아주고 어깨를 주물러주며 말벗 노릇을 했다고 하니, 이 어찌 놀랄 일이 아니랴.
그럼에도 나는 '윤석열 때리기'가 더 큰 이유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하곤 다른 후보들도 모두 '윤석열 때리기'를 했지만, 증오·혐오의 발산 강도와 그 치열함에 있어선 진보당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나라 팔아먹는 일본 1호 영업사원! 월급은 일본에서 받아라"라거나 "군부독재 10년보다 검찰독재 1년이 더 징글징글혀~"라고 쓰인 현수막 물량 공세는 반윤 정서가 매우 강한 전주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 택시기사인 이모(70)씨는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딜 가나 (진보당이 쓴) 속 시원한 글이 보이니까 그 얘길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한겨레 4월1일자)
'윤석열 때리기'가 재선거의 최대 이슈였다는 건 오직 '윤석열 정권 타도'의 목적을 위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고 밝힌 영남 출신의 안해욱(74세)이 국민의힘 후보보다 2.14%포인트 앞선 10.14%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것에서도 잘 나타났다. 안해욱은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장본인인 데다 토론회에서 "윤석열 XXX야"라고 욕해 고발당하기도 했던 인물이 아닌가. 그럼에도 전업주부 B씨(50대)는 "안 후보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거침없이 욕하는 모습을 보고 속이 후련했다"며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가 많다"고 했다.(중앙일보 4월6일자)
선거 결과에 대해 진보당은 열렬히 환호했다. 민주당은 담담했겠지만 지역의 민주당 정치인들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가 강성희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가? 1년 후 총선에서 전주을을 노리는 여러 명의 민주당 정치인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력 후보의 낙선을 원했기에 "(승리 후) 복당 이슈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역선택이 이뤄진 셈"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전북일보 4월7일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쪽은 국민의힘이었다. 충격이 너무 크면 정신이 나간다더니, 패배의 책임을 전북도당위원장인 비례대표 의원 정운천에게 묻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전주 유권자들이 '윤석열 때리기'에 환호하는 걸 정운천이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의 전국적인 지지율 하락을 전주가 책임져야 한단 말인가? 윤석열이 대선 때 전북에서 보였던 절박함이 여전히 살아있는 건지, 이에 대해 먼저 성찰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라 팔아먹는 일본 1호 영업사원!"이라고 외쳐댄 야권의 '죽창가 마케팅'은 한심하다. 선거가 무슨 악플 경연대회인가? 진보당의 북한 인식을 그런 식으로 모함하면 어쩌려는가? 한일 관계는 정치적 지뢰밭임에도 '한일 관계 정상화'를 충분한 사전 준비작업도 없이 오직 결단 하나로 밀어붙인 윤 정권의 오만한 자세와 미련한 실력은 더욱 한심하다. 우리는 언제까지 누가 더 한심한가를 겨루는 이런 못난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가?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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