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북 신형 ICBM 발사로 킬체인 무력화 우려…한미 실효대책 찾아야

연합뉴스 2023. 4.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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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4일 첫 고체연료 사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사실을 발사 하루 만에 공표했다.

북한 매체는 이 시험이 '설계상 요구'에 도달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성과에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숲속이나 지하 터널에 숨겨놓고 있다가 발사 명령이 떨어지면 수십초 만에 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인 우리 군의 3축 체계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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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체연료 사용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 무력의 전망적인 핵심 주력 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 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14일 보도했다. 2023.4.14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4일 첫 고체연료 사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사실을 발사 하루 만에 공표했다. 북한 매체는 이 시험이 '설계상 요구'에 도달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성과에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아내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시험발사 모습을 지켜보면서 환하게 웃는 사진도 공개됐다. 우리 군은 "새로운 방식과 체계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혀 북한의 이런 주장이 과장이 아님을 인정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소요되는 액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연료 탑재가 배터리를 끼우는 방식이라서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고 은밀한 발사가 가능하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숲속이나 지하 터널에 숨겨놓고 있다가 발사 명령이 떨어지면 수십초 만에 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인 우리 군의 3축 체계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우리의 3축 체계는 기술적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며 "기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최근 소형 핵탄두와 수중 핵어뢰 개발 및 타격 능력을 과시한 점에 비춰볼 때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북한의 고체 ICBM 시험발사는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맞불이자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내부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에선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7일부터 남북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며칠 전에는 김 위원장이 군사회의에서 남한 지도를 펴놓고 주요 군기지 타격 작전을 지시하는 듯한 모습도 공개됐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한반도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 제재 해제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날 "적들이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말 미국으로 건너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맞서 대북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배가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킬체인 무력화 우려마저 나오는 마당에 확장억제 강화 정도의 대책이 김정은의 핵 폭주를 저지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공동 핵무기 운용 등 킬체인 수준을 뛰어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자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한도 도발을 자제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로울 것이다. 국지 도발과 7차 핵실험 같은, 더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은 넘지 않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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