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학] 코로나 백신 부작용 '혈전' 피하는 단백질, 곰한테 있었네

박정연 기자 2023. 4.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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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돼지, 곰에게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단백질의 작용이 규명됐다.

마누엘라 티엘레 독일 막시밀리언대 교수 국제공동연구팀은 세 종류의 포유류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정 단백질이 감소하면서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Hsp47 단백질을 활용하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유전적으로 혈전에 취약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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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간, 돼지, 곰에게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단백질의 작용이 규명됐다. 이 단백질을 활용하면 질환 등으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혈전 형성을 방지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일부 백신 부작용으로 거론됐던 혈전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로 심할 경우 심부정맥이나 뇌졸중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누엘라 티엘레 독일 막시밀리언대 교수 국제공동연구팀은 세 종류의 포유류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정 단백질이 감소하면서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혈전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암, 임신, 피임약 복용, 입원이나 장기간 비행기 탑승으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 등은 모두 혈전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또 유전적으로 혈전에 취약한 사람들도 있다. 

연구팀은 수개월이나 꼼짝하지 않고 겨울잠을 자는 곰에게서 혈전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에 주목했다. 야생 곰 13마리를 대상으로 곰들이 활동하는 여름 시기와 잠을 자는 겨울 시기 각각 혈액 성분의 변화를 관찰했다.

분석 결과 곰들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Hsp47’이란 이름의 단백질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기인 여름과 비교했을 때 최대 55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오랫동안 축사에 갇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돼지와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Hsp47 단백질이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Hsp47 단백질은 혈액의 응고를 유발하는 끈적끈적한 혈구에서 방출된다. 신체가 부상을 입었을 때 지혈 기능을 하는 혈소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Hsp47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과 관여하는 생리 체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Hsp47 단백질을 활용하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유전적으로 혈전에 취약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혈전에서 Hsp47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다양한 포유류에게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이 단백질은 진화과정에서 혈전을 막아주도록 발달한 신체의 비밀을 푸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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