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북, 고체연료 ICBM 발사 발표하고 김정은 “극도의 불안 시달리게 할 것”···미 폭격기 B-52H 한반도 전개

박은경 기자 2023. 4. 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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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체연료 사용한 ‘화성-18형’ 시험발사
미사일 발사 시간 단축·은밀성 높은 고체연료
한·미, 미 전략폭격기 B-52H 한반도 전개 등 연합공중훈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딸 김주애.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북한이 고체형 ICBM 체계개발을 완성하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체연료 엔진시험 후 4개월 만에 단분리 시험 단행은 빠른 기술 진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적들에게 더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겠다”고 자신감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신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발사 목적에 대해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발동기(엔진)들의 성능과 단 분리 기술, 각이한 기능성 조종 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 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추진체 단 분리에 대해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 분리시동 방식”으로 최대 속도를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비행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하다 분리됐고, 2·3단은 고각 방식으로 분리됐다는 뜻으로 보인다.

통신은 “분리된 1계단은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앞 10㎞ 해상에, 2계단은 함경북도 어랑군 동쪽 335㎞ 해상에 안전하게 락탄(낙탄)되였다”면서 미사일의 기능이 ‘설계상 요구’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화성-18형 시험 발사 시각과 장소, 비행거리, 최대 고도 등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 “고체연료 사용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13일 평양 인근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이 1000㎞ 비행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3000㎞ 미만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김주애와 아내 리설주 여사,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미사일 발사 시간 단축하고 은밀성 높은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고체연료는 오랫동안 연소하는 액체로켓보다 추진력은 약하지만, 장기간 연료가 투입된 상태로 대기할 수 있어 미사일 발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발사 전에 첩보위성에 노출될 염려도 없다.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은밀하게 이동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액체연료와 달리 한번 점화되면 제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엔진을 제작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은 한·미의 촘촘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고체연료 활용 ICBM의 개발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5대 과업’으로 정하고 공들여왔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40tf(톤포스) 추력을 지니는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는데 4개월 만에 단분리 시험을 단행하면서 빠른 진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또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이번 발사가 압축 기체를 이용해 미사일을 상승시킨 뒤 공중에서 연료로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이뤄진 점도 공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콜드론치를 ICBM에 채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고체연료와 TEL, 콜드론치 등을 결합해 ICBM 운용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 대량응징보복의 킬체인 3축 체계 시스템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다만 국방부는 “우리의 3축 체계는 북한의 위협 변화 추세에 따라 기술적으로 진화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밝혔다. 또 전날 시험발사에 대해 “고체연료방식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 시험발사”라면서 “체계개발 완성까지는 추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

고체연료 ICBM 과시에 나선 북한은 향후 고체연료 ICBM 체계개발 완성을 위한 추가 시험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발사 성과에 “만족”을 표하고 “‘화성포-18’ 형 개발은 우리의 전략적 억제력 구성 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라며 “핵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인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화성-18형 개발에 기여한 국방과학연구 부문의 중요관계자 10여 명에게 ‘로력영웅칭호’를 수여할 것을 제안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고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하여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북한의 ‘화성-18’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이날 미국 전략폭격기 B-52H의 한반도 전개와 연계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자료 국방부

북한은 고체연료 고도화와 단 분리 기술 정교화 등을 위해 화성-18형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이번 시험발사는 1단의 대형고체추진제로켓모터에 대한 시험 검증이 주된 목적”이라며 “향후에 사거리 성능 1만㎞ 이상의 ICBM 추진체 성능(고각발사 시 정점고도 5000㎞ 수준)을 보여주는 고각궤적 시험발사를 조만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는 북한의 ‘화성-18’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이날 미국 전략폭격기 B-52H의 한반도 전개와 연계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B-52H 한반도 전개는 지난 5일에 이어 9일 만이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동맹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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