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만드는 과정 살피며…더 폭넓은 감상 ‘만끽’

송상호 기자 2023. 4. 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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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아트센터, 공개 리허설 통해 지휘자·오케스트라·협연자·관객 모두 공연 만드는 과정 나눠
13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오픈리허설에서 지중배 지휘자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연 프로그램 중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송상호기자

 

“연습실에만 있다가 공연장에 올라오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하하하.”

2012년 독일 오페레타상 지휘자상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한 지휘자 지중배는 지난 13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 오픈리허설에서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4월 정기공연으로 ‘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 VI –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13일 저녁 수원 경기아트센터,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기 전 리허설 무대에 관객을 초대해 연습장면을 공개한 자리다.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는 공연 전 또는 당일에 관객들에게 연습 장면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리는 경기필이 창단 이후 최초로 마련된 정기공연 오픈리허설이다. 관객에게 클래식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공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마련돼 더욱 뜻 깊었다. 

오픈리허설에선 지휘자로 나선 지중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나서는 에스메 콰르텟 그리고 관객이 함께 공연을 만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공유했다. 

공연장엔 사전신청을 통해 모집된 관객 50명이 마치 본 공연을 감상하듯 진지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조명이 어두워지자 지휘자가 손을 올렸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의 선율이 울려 퍼지며 연습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숨죽인 채 연주에 집중했다. 무대 위의 지중배 지휘자는 곡이 끝나고 난 뒤 악장별로 완성도를 점검하면서 현악과 금관 등 각 파트에 지시사항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13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오픈리허설에서 지중배 지휘자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송상호기자

이어 지중배 지휘자는 객석으로 내려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관객들은 프로그램 구성을 비롯해 오케스트라 각 파트의 운용법,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와 협업할 때 신경 써야 하는 사항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지 지휘자 역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소탈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연습을 마친 지중배 지휘자는 “매 공연 때마다 저만의 스토리라인을 구현한 뒤 그걸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무대 전반을 이끌어가면서 한 편의 영화를 연출하듯 연주자들, 또 관객들 사이에 스며들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케스트라마다 지닌 강점과 색채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경기필과는 이번이 두 번째 작업인데, 한번 경험해본 단원들이라 이번엔 손발이 맞아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오픈리허설에 참여한 김주향씨(47)는 “예전에 공연을 볼 땐 사전 지식 없이 그냥 갔다 오니까 공연장을 벗어나는 순간 감정과 생각들이 쉽게 잊혀졌다”며 “하지만 이번엔 연주곡을 미리 찾아서 들어보고, 베를리오즈에 대해 검색도 하고, 오픈리허설도 신청해서 듣고 나니까 공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휘자가 설명해준 것처럼, 나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오래 남는 공연이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공연 출연진과 관객들이 소통하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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