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는 기본? 보이그룹 앨범 판매량의 명암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4. 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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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단일 앨범으로 밀리언셀러에 보이그룹은 총 10팀이다.

이렇듯 정상급 보이그룹이라면 밀리언셀러는 당연한 수순이 됐다.

 반면 보이그룹은 커져가는 팬덤 규모에 비해 대중성 면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보이그룹의 앨범 판매량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보이그룹 역시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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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선주문량 400만 장을 돌파한 세븐틴/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023년까지 단일 앨범으로 밀리언셀러에 보이그룹은 총 10팀이다. 그 중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엔하이픈은 지난해 처음으로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정상급 보이그룹이라면 밀리언셀러는 당연한 수순이 됐다. 최정상급 그룹 밀리언셀러 이상의 기록도 밥 먹듯이 세운다. K팝을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MAP OF THE SOUL: 7'과 MAP OF THE SOUL : PERSONA'로 각각 500만, 40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300만 장이 넘게 팔린 앨범도 6장에 달한다. 

세븐틴 역시 지난해 발매한 'Face the Sun'으로 3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24일 발매되는 새 앨범 선주문량은 이미 400만 장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또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곧 앨범을 발매하는 스트레이 키즈 또한 단순한 밀리언셀러를 넘어 N백만 장의 판매고가 예상된다. 지난해 밀리언셀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올해 발표한 새 앨범으로 20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과거 CD로 음악을 듣던 시대에서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시대로 변화하면서 앨범 판매량이 가지는 의미는 변화했다. CD, 테이프 등 물리적 매체가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과거에는 판매량은 대중성과 팬덤을 모두 아우르는 지표였다. 그러나 스트리밍 시대가 되며 음악의 대중성을 평가하는 지표는 음원 차트에게 넘어갔다. 반면, 화보·포토카드 등의 굿즈가 들어간 음반 판매량은 팬덤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음반 중복 구매, 음원 차트 사재기, 팬덤의 차트 줄세우기 등의 논란이 있지만 큰 틀에서 이 같은 구분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에 따라 '밀리언셀러'가 가지는 의미 역시 변화했다. 과거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가수는 그 해 최고의 가수로 인식됐다. 대중성과 팬덤을 모두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케이팝 그룹의 밀리언 셀러는 충분히 큰 규모의 팬덤을 가졌다는 의미 이상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더 이상 밀리언 셀러로는 대중성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밀리언셀러가 여전히 의미있는 지표인 건 맞지만 예전만큼의 압도적인 위용을 가졌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보이그룹이 100만 장을 넘어 200만, 3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축하할 만한 성과다. 다만 이에 집중하다 대중성을 놓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멜론 연간 TOP100 차트에서 보이그룹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방탄소년단과 오랜만에 컴백한 빅뱅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2012년 연간차트 TOP100에 빅뱅, 2am, 비스트, FT 아일랜드, 블락비, 인피니트, 틴탑, 씨엔블루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보이그룹이 이름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잡은 블랙핑크/사진=YG 엔터테인먼트

반대로 걸그룹의 이름은 쉽게 보인다 있다. 아이브, (여자)아이들, 레드벨벳,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 블랙핑크 등 많은 걸그룹의 이름은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2023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히트곡을 향한 열기와 새롭게 발매한 신곡을 향한 관심은 걸그룹을 차트 최상단에 올려놨다. 

과거에는 '보이그룹=팬덤, 걸그룹=대중성'이라는 공식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걸그룹은 그 경계를 허물었다. 2020년 블랙핑크가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것을 시작으로 트와이스, 에스파, 아이브, 있지, 뉴진스, 레드벨벳, 르세라핌 등 8팀이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걸그룹 대부분은 대중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팬덤 규모를 키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반면 보이그룹은 커져가는 팬덤 규모에 비해 대중성 면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방탄소년단 정도를 제외한다면 지난해 음반 판매량과 음원차트에서 모두 성과를 낸 보이그룹은 찾기 힘들다. 그룹 활동으로 팬덤을 유지한 채 유닛 활동으로 대중성을 잡아낸 세븐틴 정도만이 눈에 띈다. 보이그룹의 앨범 판매량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보이그룹 역시 늘어날 것이다. 팬덤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좀더 다양한 계층의 대중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내야 이런 기록적인 판매량이 더욱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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