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디자이너"…기획상품 디자인하는 홍성 천태리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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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할머니들이 '디자이너'로 거듭나고 있다.
14일 천태리노인회관에 모인 할머니 9명은 마을 상징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홍성군 시민 제안 공모에 선정돼 올해는 '천태리 할배·할매 나만의 기획상품(굿즈) 디자인에 도전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옥희(86) 할머니는 "학교를 못 가서 여기 와서 색연필을 처음 잡아봤다"면서 "처음에는 겁나서 앉아있기만 했는데, 이제 내가 생각해서 나름대로 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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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할머니들이 '디자이너'로 거듭나고 있다.
14일 천태리노인회관에 모인 할머니 9명은 마을 상징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르신들과 친숙한 화투 그림을 모티브로 해, 마을 상징인 소나무를 각자의 상상력과 감성을 담아 디자인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는 홍성에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2020년부터 재능기부, 자원봉사, 벽화사업 등을 하고 있다.
농촌 어르신들의 여가 선용과 활기찬 노후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이 마을에서 4년째 어르신들과 미술 활동을 하고 있다.
홍성군 시민 제안 공모에 선정돼 올해는 '천태리 할배·할매 나만의 기획상품(굿즈) 디자인에 도전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패션디자인에 도전하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서로를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할머니들은 "내가 디자이너라니, 출세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옥희(86) 할머니는 "학교를 못 가서 여기 와서 색연필을 처음 잡아봤다"면서 "처음에는 겁나서 앉아있기만 했는데, 이제 내가 생각해서 나름대로 그린다"고 말했다.
다른 할머니도 "그림 그리는 데 집중을 하니까 잡념이 없어진다"며 "학교 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최고령인 정순선(95) 할머니는 "복잡하고 어려워서 잘 못한다"면서도 스케치북에 빨간 꽃과 나무를 멋지게 그려냈다.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는 이날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핀버튼(배지)에 넣어 지역 마을 축제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수익금은 최근 산불 피해를 본 홍성 주민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할머니들은 오는 7월까지 15차례에 걸친 프로그램에서 메모지와 달력, 텀블러, 에코백 등을 디자인할 예정이다.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을 넘어 수익까지 창출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한 결과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지역 축제에서 우선 판매한 뒤 온라인으로 판로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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