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더∼" 이제는 사라진다…신형 음주측정기 달라진 음주단속[현장]

김진엽 기자 2023. 4. 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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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최근 음주운전 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더욱 대두
전년 대비 1월~4월 주간 단속 건수 18.3% 증가
윤희근 청장 "야간은 물론 주간에도 불시 단속"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경찰이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주간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언북초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이 음주 운전으로 사망한 데 이어 최근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학생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하자 경찰이 주간 시간대 음주운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단속 현장을 찾아 엄중 대응을 경고했다.

14일 오후 1시께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경찰의 주간 시간대 음주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총 12명의 인원이 경찰차 5대를 끌고 이날 현장에서 음주 단속을 실시했다.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양방향 2차로, 총 4개 차로에서 불시 단속을 진행했다. 승용차, 택시, 버스, 이륜차, 트럭 등 가리지 않고 측정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단속이 펼쳐졌다. 서대문서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020년 신형 감지기로 음주 단속 장비를 변경했다.

과거처럼 음주측정기를 불어 측정하는 것이 아닌, 차량 내 숨을 쉬며 퍼진 공기로 음주 여부를 측정한다.

이에 단속 현장에 나선 경찰들이 일부러 약하게 불어 미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하게 불라는 의미로 외치던 "더더더" 대신 "음주 단속 중입니다. 불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며 매 차량 마다 안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음주측정기를 내미는 과정은 이전과 같다. 경찰이 경광봉으로 차량을 멈추고 창문을 내리라고 지시한다. 이후 음주측정기를 운전자 앞으로 들이밀며 차량 안 공기 중 알콜을 검사한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음주단속에서 운전자의 차량 내 공기 중에 알콜이 감지되면 빨간점이 줄로 표시된다. 감지되지 않으면 파란점이 불로 나타난다. *재판매 및 DB 금지


2~3초 정도면 음주측정기의 측정이 끝난다. 알콜이 감지되지 않으면 신형 음주측정기의 파란점이 줄로 나타나지만, 알콜이 측정될 경우에는 빨간점이 줄로 표시된다.

공기 중 알콜을 감지하는 만큼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중년의 여성이 단속에서 빨간줄이 나왔다. 경찰은 차량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다.

해당 운전자는 "가글을 해서 그렇게 나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여성에게 물로 입을 헹군 후 다시 측정했다. 이번에는 파란불이 나왔다.

다른 중년 남성도 비슷한 상황으로 차량에서 내려 재차 검사했는데, 물로 입을 헹군 뒤 검사했을 때는 측정기에 파란불이 떴다.

이 운전자들을 단속했던 경찰관은 "신형 감지기가 알콜을 감지한다. 가글 등을 해도 감지된다. 그래서 입을 헹군 뒤 다시 측정을 한 것"이라며 "가글의 경우 입만 헹구면 알콜이 측정되지 않지만 술은 마셨기 때문에 속에서 나오는 알콜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주간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경찰의 음주측정기에 알콜이 감지돼, 운전자가 입을 헹군 후 재차 검사받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주간 음주운전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만큼 윤희근 경찰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단속 인원들을 격려하고 녹색어머니회와 인사를 나눴다. 이후 직접 신형 음주측정기 사용법을 확인하기도 했다.

윤 청장은 "최근 대전에서, 그것도 대낮에 음주 가해 차량에 어린이가 희생되는 정말 참담하고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우리 경찰에서는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음주운전에 대해서 근절을 목표로 강력한 단속을 시작했다"며 "또한 아울러 음주 가해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아울러, 검찰과 협의를 통해 법에서 정한 최고의 형량으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청장은 "우리 경찰은 사회의 음주운전이 근절되는 그날까지, 야간은 물론 주간에도 불시에 집중 음주 단속을 시행하겠다"며 음주운전 단속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진행한 낮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찾아 신형 음주측정기 사용법을 듣고 있다. 사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에 따르면 금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추이를 보면 전체 사고는 감소했다. 2022년 1월1일부터 4월7일까지 조사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3522건이었고 같은 기간 금년 건수는 3277건이다. 245건이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자정부터 오전6시까지인 심야시간 사고 건수가 줄어든 결과로 조사됐다. 전년도 2311건에서 금년도에는 1499로 감소했다. 812건이 줄어든 수치로 전체 비율로 계산하면 19.9%가 빠졌다.

하지만 주간 시간대(오전6시~오후6시)에는 교통사고가 전년대비(동일 기간) 증가했다. 전년도에는 808건이었지만 금년도엔 1351건으로 조사됐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9%에서 41.2%로 급증했다.

이날 현장에서 오후 3시까지 진행한 단속에선 음주운전자나 거부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이 같은 시간 동안 우천으로 제외된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431개소에서 교통경찰 1642명을 투입해 실시한 음주단속에서는 정지 36건, 취소 13건, 측정거부 6건 등 총 55건을 잡아냈다.

경찰은 이날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7주간 특별단속기간을 운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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