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연료 ICBM '완성' 눈앞… 화성-18형 첫 발사 '성공' 평가

작년 12월 엔진시험 이후 4개월만… 은밀성·신속성 향상
3단 추진체에 '콜드론치' 방식 적용… '킬체인' 흔들리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미사일 개발을 마치면 북한은 기존 액체연료 방식보다 은밀성·신속성이 뛰어난 ICBM을 갖게 돼 한미 등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온다.

1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날 오전 평양 인근에서 실시된 신형 ICBM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 발동기들의 성능과 단 분리 기술, 각이한 기능성 조종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 무기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ICBM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8형' ICBM엔 '콜드론치'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콜드론치'란 미사일 발사 때 캐니스터(발사관)에 내장된 가스 발생기를 사용해 일정 높이 이상으로 미사일을 띄운 뒤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해 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미사일 엔진에서 발생하는 고열·고압으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이 손상되는 걸 줄일 수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매체 보도 내용대로라면 화성-18형은 3단 로켓 추진체를 사용한다. 북한은 이번 화성-18형 발사 때 1단 추진체는 '정상 발사'로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비행했고, 이후 2~3단 추진체는 고각(高角)으로 분리돼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은 신형 무기체계 시험 뒤 그 성과를 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화성-18형 시험 보도를 두고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우리 군 당국자들 또한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단 추진체가 잘 작동해야 정상적인 ICBM 시험이 가능하다"며 "그래서 1단은 정상 각도로 쏘고, 이후엔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고각으로 바꾼 것이다. 첫 시험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작년 12월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톤포스(tf) 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이를 적용한 ICBM을 쏴 올렸다.

북한은 이 사이 올 2월 열린 인민군 창건 제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8형의 외형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화성-18형'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추진방식의 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 보관·주입 및 발사과정에서 시간적·물리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군사적 효용성을 갖는다.

이는 감시·정찰자산을 이용해 그 발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가 어렵단 뜻이기도 하다. 미국·러시아 등이 고체연료 ICBM을 주력으로 운용하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게다가 북한의 고체연료 ICBM 개발은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명백할 때 이를 사전에 무력화하는 '킬체인'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다만 우리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북한의 이번 화성-18형 발사는 "고체연료 방식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 시험발사"라면서도 "체계개발 완성까지 이르기 위해선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도 기우"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타격·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화성-18형' 시험발사 이후 "전략적 억제력 구성 부분을 크게 개편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고체연료형 미사일 체계를 확대할 계획임을 시사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현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엔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 중이다.

다만 류 위원은 "북한 ICBM이 고체연료로 완전히 전환되기보다는 액체연료 방식과의 역할 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며 "액체연료 미사일은 1격용 혹은 다탄두용으로 사용하고, 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미사일은 2격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쏜 화성-18형은 북동쪽으로 약 1000㎞를 비행해 동해상에 떨어졌다. 정점고도는 3000㎞ 미만으로 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신 국장은 "북한이 오는 26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이번보다 고도를 높여 화성-18형 2차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