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혼돈기 …'일타강사' 해법을 듣는다
5월 11~13일 강남 코엑스서
전문가 64명 역대 최다 출동
금융 상식이 깨지면서 자산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극심한 변동성과 양극화에 대한 답을 달라는 갈증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지나치게 많이 풀린 유동성 '영수증'을 갚느라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희생양'을 찾았는데,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면서 미국 스타트업 전문 대출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미국과 달리 경기 침체가 뚜렷한 한국에선 '마이너리그'로 평가받았던 코스닥지수가 올해 1분기에 25%나 오르면서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안전한 은행이 망하고, 위험한 중소형주가 급등한 가운데 확실한 예금을 들려니 연 3%대 금리(시중은행 기준)가 불만족스럽다.
2차전지 소재주 '에코프로 삼형제' 주가는 나날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죽은 불씨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3만달러를 넘어섰다.
'남들은 다 수익을 보는데 나만 소외된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 속에 지나친 리스크를 동반한 투자 방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단기적인 고수익을 좇아야 할까. 건전한 투자 문화와 마음 편한 포트폴리오 해답을 위해 어김없이 서울머니쇼가 돌아왔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서울머니쇼는 국내 유일한 유료 재테크 플랫폼 '매경 엠플러스(M+)'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어느 때보다 숙련된 재테크 고수들을 엄선했다.
이들 전문가는 매일경제신문이 5월 11~13일 사흘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2023 서울머니쇼' 세미나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역대 최다인 64명의 재테크 전문가가 거시경제를 비롯해 국내외 주식과 부동산시장,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물론,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편안한 노후를 위한 재테크 혜안까지 모두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 주요 재테크 분야 '간판' 고수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것이라며 다시 한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과거와 같은 제로금리 시절은 오기 힘드므로 가계나 기업 모두 인플레이션 상황을 버틸 꾸준한 현금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테크 전략으로는 일부 자산에 올인하는 공격적 투자보다는 다양한 자산을 섞어서 위험에 대비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장 쉽게 분석해 준다는 평가를 받는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은 '길목을 지키는 차분한 투자'를 추천했다.
그는 머니쇼 첫날(11일) '오건영의 투자 시나리오'에서 올해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괴리가 극심해지는 이유와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머니쇼에는 '정통 경제학자'로 불리는 오석태 한국SG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연사로 나선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일찌감치 한국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해 왔지만 한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약점을 잘 보완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는 "주식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미국인데,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자산시장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거시경제 분야 연사인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화두를 금리 인상기의 종결 여부로 봤다. 그는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으로 시장이 또 한번 크게 출렁일 수 있으니 수익 난 자산의 차익 실현 등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재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금리 인상기가 끝나고 막상 인하하기 시작한다면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다시 한번 크게 하락할 것이란 걱정도 나타난다. 황호봉 대신자산운용 본부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른 금리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장기채권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도 방법"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주식은 고금리에도 살아남는 선별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가장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주가 조정 시 적극적인 주식 매수 전략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매년 경제 여건이 다른데 5월에는 주식을 파는 전략이 유행한다"며 "남들과 다르게 갈 수 있는 용기를 바탕으로 손실이 난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위주로 보유 종목을 교체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전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며 '대학생 투자 고수'로 유명했던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올해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그는 "주주 행동주의 운동 등 한국 증시가 선진 시장으로 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며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저평가주를 발굴할 수 있는 혜안을 기를 때"라고 진단했다.
13일 '2023년 주식시장 따라갈까? 기다릴까? 시장 상황에 맞는 나만의 맞춤 투자 전략' 세미나에 나오는 백찬규 NH투자증권 주식전략팀장은 M+ 필진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중소형 성장주의 주가 상승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기업의 각종 재무제표를 통해 향후 급등할 주식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백 팀장은 "경기가 침체하는 와중에도 매출이 증가하고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까지 상승하는 종목이 있다"며 "이들 성장주는 당장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반드시 수년 내에 실력이 드러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1~2년 새 분위기가 급반전한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해 머니쇼 연사들은 보수적이지만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금리와 불황 위험 때문에 섣부른 투자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미래가치가 있는 지역이나 상품은 꾸준히 눈여겨봐야 한다는 뜻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와 개발가치"라고 밝혔다. 임채우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가장 유망한 것은 청약이지만 물량이 너무 적다"며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 물건은 앞으로 새 아파트가 될 주택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선기 아르고대부투자연구소 대표는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아파트 경매 물건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불황이 심해지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고, 이게 역설적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관련 분야 머니쇼 연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출신으로 골드만삭스, UBS 등 정통 금융권을 거쳐온 금융 전문가다. 2018년 코빗에 합류한 이후 전통 금융이론에 입각한 가상자산 분석으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머니쇼에서 정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업계에 합류한 코인 전문가다. 이번 머니쇼에선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이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할 예정이다.
노후 대비와 생애설계 분야 전문가들도 머니쇼에 총출동한다. 김경필 한국머니트레이닝랩 대표는 "제한된 월급에서 돈 관리 습관을 만들어서 '장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일호 기자 / 김용영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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