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액 주사기로 심장을… 50대 가장 살해한 아내와 중학생 아들

“가정 폭력으로 우발적 살해” 주장
수사 결과 사실 아닌것으로 드러나
아내에 무기징역, 아들은 7~15년

대전지방법원 청사 전경./조선DB

50대 가장을 잔인하게 살해한 40대 어머니와 중학생 아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 12부(부장 나상훈)는 존속살해와 사체손괴, 사체유기,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42)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아들 B(15)군에 대해서는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A씨 모자는 지난해 10월8일 대전 중구 자신의 거주지에서 남편이자 아버지인 C(당시 50)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잠이 든 C씨에게 부동액을 넣은 주사기로 피해자의 심장 부위를 찔렀고, 그가 잠에서 깨 저항하자 B군과 함께 흉기와 둔기로 살해했다. 이들 모자는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주거지 욕실이나 차량 등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앞서 같은 해 9월 18일에는 귀가한 C씨와 사업 실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소주병을 던져 다치게 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취침 중이던 C씨 눈을 찌른 혐의(특수상해)도 있다.

사건 당시 이들 모자는 거짓 진술로 혐의를 벗으려 했다.

B군은 수사기관에서 “평소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심했고 사건 당일에도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도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하며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 A씨가 던진 술병에 맞아 상처를 입은 건 C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B군은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부풀렸다”며 허위 진술을 인정했다.

피해자 C씨는 사망 사흘 전, “눈을 다치고 아직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아 고통스럽다”며 “하지만 아내와 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은 글을 남긴 사실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재판부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장기간 준비한 뒤 망설임 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며 “만 15세에 불과한 아들도 살인범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B군에 대해서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중하고 가담 정도도 가볍지 않다”며 “다만 나이가 어린 소년으로 교화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