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3%대로 내려갔다는데…체감 못하는 영끌족

유진아 2023. 4. 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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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고정금리·전세대 금리 모두 3%대 진입
기존 영끌족들은 상반기 내 금리인하 체감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면서 이미 시장에는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가득하다.

시장 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1년여만에 연 3%대로 내려왔다. 또 올초 연 7%대를 넘겼던 전세대출금리와 신용대출금리도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대출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신규차주들은 이자 부담을 한층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금리가 상승 폭을 보였던 시기에 대출받았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의 경우 올해 5~6월이 돼서야 금리 하락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준금리는 동결…대출금리는 하락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주담대의 경우 고정금리(5년 고정 후 변동 전환)는 연 3.66~5.80%였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02~5.75%로, 하단이 연 3%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올초만 해도 5대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5.15~8.11%(1월 6일 기준)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금융소비자들의 금리 부담이 3개월 새 최대 1%포인트(최저금리 기준) 넘게 낮아졌다.

예시로 만일 A씨가 올해 1월 변동금리 주담대로 3억원을 받았을 경우 당시 최저금리인 연 5.15%(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기준)를 적용해도 매월 163만8079원(원리금 포함)을 은행에 갚아야 했다. 하지만 현 최저금리인 연 4.02%로 대출을 받게 된다면 A씨가 매월 납부해야 되는 상환금은 143만5707원으로 매달 20만원가량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전세대출금리 또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하단이 3%대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각각 연 3.69~5.96%, 연 3.48~5.86%로 나타났다.

신용대출금리 또한 연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용대출금리는 연 4.87~6.02%로 올 초 연 5.99~7.24%(1월 6일 기준)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상하단이 모두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채금리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해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한전채 등의 스프레드 수준은 어느정도 확대될 수 있지만 은행채가 지금처럼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계속 보인다면 대출금리도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영끌족들은 아직 고금리…상반기 지나야 체감 

대출금리 하락은 시장금리 하락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는 시장에서 금융채(은행채)를 가지고 은행들이 조달하므로 매일매일 바뀌는 은행채 추이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며 "기준금리는 동결했어도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르고 은행채 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도 내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채 금리는 연일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고정금리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 금리는 연 3.885%로 올초 연 4.527%(1월 6일 기준)보다 0.642%포인트 내렸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신용등급 AAA)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055%에서 연 3.483%로 0.572%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은행들의 대출금리의 또 다른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12월 발표 기준, 4.34%)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2월 3.53%(3월 발표 기준)까지 석달 동안 0.8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3%대 금리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신규 대출자들뿐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올초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6개월 전인 작년 7월(지난해 8월 발표, 2.90%)에 비해서는 여전히 0.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코픽스가 오르는 시기에 재산정 주기를 맞은 기존 차주들은 오히려 대출금리가 오르기도 했다.

기존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보통 '6개월·1년' 등 차주가 선택한 변동형 주담대 주기에 따라 금리가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를 고려하면 상반기가 지나야 기존 차주들도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 지난해 10월 코픽스(11월 발표 기준 3.98%)를 기준금리로 대출받은 기존 차주들은 재산정 주기인 5월 금리인하를 체감할 수 있는 셈이다. 코픽스가 계속 하락세를 유지한다면 오는 5월 발표되는 4월분 코픽스가 지난 10월(3.98%)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30일 대출금리 인하 체감 시점과 관련해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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