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고 김문기, 이재명에 보고하고 칭찬받았다고 자랑”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칭찬받은 적이 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검찰이 ‘김문기 처장이 여러 차례 성남의뜰과 관련해 공원사업비 담보방안 등을 검토해 이재명 당시 시장에 보고했는데 이 과정을 알고 있는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 부분을 잘했다고 칭찬받았다며 김 처장이 좋아하는 것을 들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처장이 개발사와 부제소 특약을 검토한 부분에 대해 이재명 시장한테 ‘굉장히 잘 처리했다’고 칭찬받았다며 저한테 와서 자랑한 것이 기억난다”며 “(부제소 특약은) 김 처장이 낸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제소 특약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당사자간 약정을 뜻한다.
유 전 본부장은 또 김 처장이 공사에 입사한 후 명절에 이 대표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을 받고 자신에게 자랑한 기억도 난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이 공사 입사 전 동부건설에서 일하던 때에도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대표와 리모델링 협회 등 관련해 전화를 주고받았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검찰은 김 처장이 당시 성남시에 보고했던 문건을 다수 제시하며, 이 대표가 관심 가질 만한 주요 사안을 김 처장이 직접 보고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질문을 이어갔다. 유 전 본부장은 공사의 배당이익 활용 방안, 제1공단 공원화 사업 추진현황 보고 등은 “성남시 요청으로, 성남시에 보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건”이라며 “실무자나 개발본부장 선에서 (시장실에) 가서 보고한 내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처장이 공사 쪽 사업 실무책임자라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이재명 당시 시장은 재선했을 때 임기 중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타임스케줄을 맞추라고 요구했다”며 “이를 위해 모든 단계를 앞당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김 처장이) 보고도 많이 들어갔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당연히 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하다 못해 정진상도 (김 처장을 공사에 영입하겠다고 했을 때) 김문기를 알고 있었다”며 “수많은 보고가 있었고, 해외 연수도 갔고 골프장도 갔었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몰랐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2021년 12월 이 대표 대선 캠프에 있던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 사장이 김 처장 유족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회유한 일을 김 처장 배우자한테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제가 들은 내용은 ‘좋은 소리 좀 해달라’ ‘가급적 기자회견을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 좀 도와주면 안 되겠나’ 등 말했다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선을 목적으로 당시 논란이 불거진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과 연관성을 부인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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