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마스크 벗어서 좋았는데...“왜 맞는 옷이 없지”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4. 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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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에 갇혔던 아이들
1~2년전보다 허리둘레 늘고
지방간질환 유병률 20%p 상승
거리두기로 활동량 감소 등 원인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내 아이의 건강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겨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 소아청소년의 평균 허리둘레는 1~2년 전보다 3㎝ 늘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2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갇혀있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송경철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 비만과 그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성인의 비만과 만성질환이 늘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A)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B)의 유병률을 확인한 결과 정상·과체중인 경우와 비교해 비만 그룹의 유병률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8~2020년 국민건강통계’ 자료가 활용됐다.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B형·C형 간염에 걸린 경우를 제외한 소아청소년 1428명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복부 비만은 동일 연령·성별에서 허리둘레가 90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B형·C형 간염이 없으면서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결과에 따르면 2018~2019년과 비교해 2020년 소아청소년의 허리둘레는 71.0㎝에서 72.9㎝로 늘었다. 체질량지수에 따라 정상·과체중·비만 그룹으로 나눴을 때 비만 그룹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75.6%에서 92.7%,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45.8%에서 62.5%로 상승했다.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동시에 앓는 소아청소년 비율은 40.7%에서 57.8%로 상승했다.

지역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도시에선 복부비만과 그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외 지역에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이 15.2%에서 24.9%로 상승했고,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동시에 앓는 비율은 7.0%에서 15.7%로 뛰었다.

원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활동량 감소, 식습관 변화 등이 꼽힌다. 특히 비만 그룹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뚜렷하게 상승한 것에 대해 연구팀은 허리둘레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도시 외 지역에서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진 것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는 끝나가지만 코로나19가 비만과 내분비대사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이후에도 계속 나타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비만과 만성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적극적인 모니터링, 관리 정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세의대 종합 학술지 ‘연세의학저널(Yonsei Medical Journal, YMJ)’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송경철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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