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美, WSJ 기자 체포에 협박…러에서 미국인 기자 줄여야"

박재하 기자 2023. 4.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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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러시아 내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기자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러시아 국영 채널1 TV 인터뷰에서 "미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WSJ 기자를 석방하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우리를 위협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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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 러 기자만큼 기자 수 줄여야…행동 지켜볼 것"
게르시코비치 간첩 혐의로 체포…美 강력 석방 요구
3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를 받아 구금 중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가 법원 건물을 나와 이동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러시아 내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기자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러시아 국영 채널1 TV 인터뷰에서 "미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WSJ 기자를 석방하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우리를 위협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토노프 대사는 빅토리아 널랜드 미 국무부 차관보와 "매우 가혹한" 대화를 나눴다며 널랜드 차관보가 말을 계속 끊는 등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호혜주의'(reciprocity)라는 좋은 단어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도 모스크바와 러시아 전역에서 일하는 미국 언론인의 수를 워싱턴과 뉴욕에서 일하는 (러시아 언론인의) 수로 줄여야 할 때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달 30일 예카테린부르크에서 WSJ 러시아 특파원 이반 게르시코비치(31)가 군수공장의 기술정보를 우크라이나에 빼돌린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체포했다.

FSB는 그가 미 당국의 지시로 러시아 군수 산업단지 내 기업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는 입장이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많은 미국인 기자들이 러시아를 떠났고 게르시코비치 체포 이후 더 많은 기자가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미국은 미국 시민을 부당하게 구금한 것이라며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이를 두고 '완전히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게르시코비치 구속영장에 직접 서명해 체포를 승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정당한 체포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을 '부당한 구금'이라고 지정한 것에 대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적색 수배를 받고 러시아 연방 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구금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31)의 사진. 2021.07.24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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