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보다 비싼 거 사줘"…ERA 9.82 투수 살린 배지환의 넉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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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는 더 비싼 걸 사줘야 하지 않을까요? 2번이나 호수비를 했으니까요."
배지환(2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선발투수 빈스 벨라스케스(31)에게 당당히 선물을 요구했다.
벨라스케스는 배지환의 '더 캐치'에 팔을 들어올리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배지환의 2차례 호수비의 가장 큰 수혜자는 벨라스케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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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벨라스케스는 더 비싼 걸 사줘야 하지 않을까요? 2번이나 호수비를 했으니까요."
배지환(2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선발투수 빈스 벨라스케스(31)에게 당당히 선물을 요구했다. 그럴 만했다. 배지환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차례 환상적인 '더 캐치'를 보여주며 5-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배지환의 첫 호수비는 팀이 0-0으로 맞선 4회말에 나왔다. 2사 2, 3루 위기에 타일러 오닐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크게 뻗었다. 담장을 때리고 2타점 2루타를 기록하기 충분한 타구였다.
그러나 배지환은 오닐이 영웅이 되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글러브로 낚아채며 뜬공으로 처리했다. 타구를 잡은 뒤 펜스에 부딪혀 그대로 뒤로 누워버릴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달린 뒤 날아올랐다. 벨라스케스는 배지환의 '더 캐치'에 팔을 들어올리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오닐의 타구 속도는 101.2마일(약 163㎞) 비거리는 395피트(120.3m)였다.
2번째 호수비는 5회말에 나왔다. 5회말 2사 1루에서 알렉 버럴슨의 타구가 살짝 깎여 맞으면서 중견수 앞에 떨어지나 했는데, 배지환이 앞으로 달려 들어와 다이빙하면서 또 한번 뜬공으로 처리했다. 안타를 예상했던 버럴슨은 배지환에게 타구를 도둑맞자 실망스러운 표정과 함께 헬멧을 바닥에 던지기까지 했다.
배지환의 2차례 호수비의 가장 큰 수혜자는 벨라스케스였다. 벨라스케스는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2패만 떠안으면서 평균자책점 9.82로 부진했다. 반등이 반드시 필요했고, 0-0 팽팽한 경기 흐름을 잘 끌어 갔는데 위기마다 배지환이 큰 도움을 주면서 시즌 첫 쿼리티스타트와 함께 무실점 경기를 했다.
배지환은 지난 5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그린몬스터를 타고 올라 타구를 낚아채는 묘기에 가까운 수비를 펼치며 중견수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배지환에게 큰 도움을 받은 불펜 투수 콜린 홀더맨은 경기 뒤 커피를 사서 보답했다.
배지환은 이번에도 선물을 기대하냐는 미국 현지 취재진의 반응에 농담을 섞어 속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홀더맨은 저번에 커피를 사줬다. 벨라스케스는 더 비싼 걸 사줘야 한다. 왜냐면 2번이나 호수비를 했으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MLB.com은 '벨라스케스는 배지환에게 어떤 보상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점심 식사가 될 수도 있고, 저녁 식사가 될 수도 있다. 배지환이 어떤 보상을 선택하든, 그 선택을 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팀과 벨라스케스를 모두 살린 배지환의 수비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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