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수익 보장”… ‘537억원 사기’ 교회 집사 구속기소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같은 교회에 다니는 이들에게 투자금을 받은 뒤 빼돌린 6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구태연)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등 혐의로 신모(6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한 대형교회의 집사인 신씨는 2016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교인 등에게 투자를 받은 뒤 이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피해자들에게 “기업을 상대로 긴급자금을 대부하고 정치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며 “상품권·골드바 사업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실제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하지 않았다.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해온 것이다. 투자 초기에는 약속한 기일에 고액의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해 피해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뒤, 원금과 이자를 재투자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또 신씨는 피해자들에게 “자신은 구속될 걱정이 없다”며 집요하게 추가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어라” 등 교회 집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압박하기도 했다. 신씨는 구속 직전까지도 이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신씨에게 사기당한 피해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평범한 직장인과 주부, 취업준비생 등 53명으로 파악됐다. 피해 액수 또한 537억여원에 달한다. 생활비나 노후 자금, 자녀의 학자금, 병원비 등을 투자한 것으로,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적금을 해약하고 카드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사례도 있다.

신씨는 편취한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지속하며 재력이 있는 것처럼 과시했다. 강남 유명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는 한편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자녀의 해외 유학비나 명품 구입에 거액을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겐 협박으로 맞대응했다. 신씨는 실제로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가 하면,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를 국세청에 신고해 세금 징수를 당하게 하기도 했다. 자신을 고소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만 피해를 변제해주는 등 고소 취하를 종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다. 관련자 재조사, 계좌추적 등을 통해 신씨의 범죄 혐의를 입증한 뒤 지난달 28일 신씨를 구속했다.

검찰 측은 “종교적 지위를 사익 추구에 이용하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서민들의 재산 증식 심리를 악용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