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호화생활한 대형교회 집사 구속… 537억원 가로채

신망받는 대형교회 집사가 교인들에게 투자를 유인하고 투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1

한 대형 교회에서 봉사 활동 등으로 신망을 얻은 뒤 투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구태연)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신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신씨는 2016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의 한 대형 교회 교인 등 53명을 상대로 총 537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는 "기업을 상대로 긴급자금을 대부하고, 정치자금을 세탁하며, 상품권·골드바 사업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말하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집사인 신씨는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각종 봉사·장애인 단체에 후원하며 신망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인해 투자금을 가로챘다. 투자 초기 신씨는 약속한 기일에 고액의 이자를 피해자들에게 지급했다.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피해자들에게 이자 및 원금을 재투자하게 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평범한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등으로 생활비, 노후 자금, 자녀 학자금, 병원비 등을 투자했다. 피해자 중에는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적금을 해약하고 카드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씨는 투자금을 받아 강남 유명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고 외제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자녀의 외국유학, 명품구입 등 호화생활을 위해 거액을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는 장애인 피해자가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자신을 고소한 이들에게는 "1원도 변제하지 않겠다"며 적반하장식으로 고소 취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은 구속될 걱정이 없다며 교인들에게 추가 투자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투자를 망설이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고 압박하는 등 종교적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피해자 32명에게 투자금 20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신씨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지난달 28일 신씨를 직접 구속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차단하고 추가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단계에서 신씨가 구속되자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피해금액 약 270억원이 추가로 규명됐다.

방민주 기자 minju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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