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업계, 4세대 실손보험 전환 할인 연장 카드 만지작
사례.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8)씨는 보유 중인 1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이용해 동네 한의원에서 약침 치료와 추나요법·물리치료를 매주 꾸준히 받고 있다. 자기 부담 비율이 0%, 즉, 보험사에 청구하면 의료비를 환급받아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김 씨는 “보험료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올라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의료기관을 다니고 있는 면도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1~3세대 실손의료보험의 4세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특별 할인 혜택 제공 기간 추가 연장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계약 전환 특별 할인 제도 연장에 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4세대로 전환하는 1~3세대 보험 계약자에 대해 1년간 납입보험료의 50% 할인 혜택 제공 기한을 작년 말에서 올해 6월 말로 연장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의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면서 “업계의 의견과 보험료 인하의 전환 유인 효과에 대한 분석 등을 토대로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30일까지 4세대 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는 가입자에게는 1년간 보험료를 50% 감면하는 혜택을 제공하는데, 계약전환에 대한 특별할인제도를 연장 운영할지 논의하려는 것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 시기 등에 따라 4세대로 구분된다. 1~3세대 보험은 4세대 보험에 비해 보험료는 비싸지만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비율이 0~30%로 상대적으로 낮다. 1세대는 2009년 9월까지, 2세대 상품은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3세대는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됐다.
앞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비급여 과잉진료 항목에 대한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4세대 실손의료보험 계약 전환 활성화를 추진해왔다.
자기부담비율이 적은 기존 1~3세대 상품을 이용해 일부 환자와 의료기관의 의료쇼핑·과잉 진료 문제가 생겼다. 도수치료, 백내장수술, 체외충격파치료, MRI 근골격계 및 척추, 하이푸시술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 의료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손해율이 오르면서 다시 보험료가 전체적으로 올라 금융소비자의 전반적인 비용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1~3세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30%를 기록했다. 1세대의 경우 손해율이 141.9%에 달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9년 133.9%, 2020년 129.9%, 2021년 132.3%를 기록했다.
이에 기존 1~3세대 보험의 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한편, 4세대 보험 전환에 따른 할인 혜택을 제공해 보험 계약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1~3세대 보험 가입자들의 4세대 계약 전환도 점차 늘었다. 하지만 일부 1~3세대 가입자들 사이에선 보장범위 등의 이유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인식도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할인할증률 적용 등을 고려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계속 연장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본다”면서 “추가 연장을 하더라도 기한은 1년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과다 청구 문제가 계속되면서 적자가 커질 경우 1~3세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실손의료보험료는 평균 8.9% 올랐다. 세대별로 보면 1세대는 평균 6%, 2세대는 평균 9%, 3세대는 평균 14% 인상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모든 가입자에게 보험료 인상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는 않는다”며 “가입 상품의 갱신주기·종류·연령·성별과 보험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인상률이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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