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끝내 도착하지 못한 제주,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잇따라

제주 청소년들, 단원고 수학여행 되짚는 여행
세월호제주기억관서 14~16일 추모 행사 열려
15~20일 문예회관 3전시실 예술작품 전시회도

14일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청소년 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제주에서 배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행사의 출발에 앞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제주에서 단원고 희생자를 기리고 기억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주최하고 세월호 제주기억관 9주기 준비위원회 주관하는 ‘세월호 9주기 제주지역 추모 행사’가 14∼16일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세월호 제주 기억관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분향소가 운영되며 먹거리 부스, 청소년 체험 부스, 공모전 작품 전시, 공연 등도 마련된다.

14~15일에는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단원고 학생들이 끝내지 못한 수학여행의 길을 되짚는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 청소년 모임은 14일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단원고 선배님들이 가지 못한 수학여행의 길을 저희가 이어 완성함으로써 9년의 시간, 잊혀가는 세월호의 기억을 소환하고 여론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청소년과 인솔자 등 20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우수영으로 이동해 단원고 학생 희생자의 부모를 만나 세월호 선체를 탐방하고 진도 세월호 팽목기억관을 방문한다.

둘째 날인 15일에는 진도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제주로 돌아오는 동안 선상 추도식을 진행한다. 제주에 도착한 뒤에는 단원고 수학여행 코스였던 성산일출봉과 산굼부리를 방문한 뒤 세월호 제주기억관으로 이동해 세월호 9주기 추모 행사 개막식에 참여한다.

세월호 제주생존자들의 예술작품 전시회인 제8회 소통공감 마음전시회 ‘같이 걷는 봄’ 포스터.

15일부터 20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는 여덟번째 세월호 제주생존자들의 예술작품 전시회인 ‘같이 걷는 봄’이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월호 제주생존자들이 직접 창작한 그림, 도자기, 사진 작품 등 37점이 전시된다.

제주도와 경기도, 의료법인 연강의료재단이 주최하고, 안산온마음센터, 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가 주관하는 제주 생존자 예술작품 전시는 2016년부터 매년 이어오면서 세월호 제주생존자들의 트라우마 회복을 돕고 있다.

강지언 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장은 “9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생존자들에게 시민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받는 경험들은 당사자의 트라우마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전시회장을 찾아 격려와 위로를 전하길 바란다”면서 “세월호 생존자들의 작품이 트라우마를 경험한 일반 시민들에게도 치유의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