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대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수요 예측… 김포골드라인이 왜 골병라인인지 느껴”
출근시간대 탑승 정원의 두 배가 넘는 혼잡도로 열차 내 시민들 불편이 극심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탑승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김포골병라인, 제대로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기도 한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포골드라인 구래~김포공항역 구간 탑승 소식을 전한 뒤, “김포골드라인이 왜 김포시민들에게 골병라인이라고 불리는지 온몸으로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가 50만명에 달하는 규모 김포시 일대를 단 2량의 열차가 지나는 게 말이 되냐면서, 박 의원은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수요 예측과 그간 김포시정을 장악했던 민주당 출신 전임시장들의 무책임 행정이 빚어낸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2021년 민주당 전 대표가 타보고 ‘양계장 같다’고 했는데, 김포시민들이 닭 취급을 받을 때 민주당 정부는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이처럼 말하면서도 “전 정부, 전임 시장 탓만 하며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며 “김포시민들이 호흡곤란이 올 정도로 출퇴근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민주당 전 대표’ 언급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21년 5월17일 김포시 장기역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까지 김포골드라인과 서울지하철 9호선을 타고 출근했다. ‘풍무역에서 내려 보라’ 등 시민들 제안에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내렸다가 다시 열차에 올랐던 이 전 대표는 당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통화에서 개선 여지를 물은 바 있다.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관련 민원 청취를 위해 이뤄졌던 김포골드라인 탑승 후, 이 전 대표는 승객들이 날마다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이는 교통 복지 이전에 ‘교통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4일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버스전용차로 지정과 출퇴근 시간대 셔틀 대거 투입,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과 김포에서 강남을 잇는 GTX-D 개통을 앞당기는 등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원 장관은 “현재 김포시 관할인 고촌~개화는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됐으나 서울시가 관할하는 개화~김포공항은 지정돼 있지 않다”며 “김포골드라인 대체 수단으로 출퇴근 시간에 많은 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버스전용차로가 없어) 차량 정체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민 입장에선 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원 장관은 그러면서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미지정된 버스전용차로 구간에 대해 즉각 전용차로 지정을 해 달라”며 서울시가 적극적인 자세로 버스전용차로 문제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김포시에서 1단계(신곡사거리~서울시 경계)와 2단계(서울시 경계~개화역) 구간 버스전용차로를 우선 설치한 후, (지하철에서 버스로) 수단 전환이 이뤄지는지 효과를 검증한 뒤 서울시 구간을 재논의하기로 했다”며 “이후 김포시나 국토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서 서울시에 추가로 버스전용차로 설치에 대해 협의해 온 바 없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대광위·김포시와의 적극적인 협의로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를 위해 버스전용차로가 조속한 시일 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광역버스 증차, 노선 신설, 환승센터와 편의시설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김포골드라인 고촌역과 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직행하는 셔틀버스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원 장관은 “김포시청~개화~김포공항까지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되면 출퇴근 셔틀버스를 시민들이 지금보다 쾌적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5호선 연장 전까지 무제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버스 운행과 비용 문제는 김포시와 대광위가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포골드라인 혼잡 체험 후 김포~부천~강남~하남~팔당을 잇는 GTX-D와 5호선 연장을 공약했고 이는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이에 원 장관은 “GTX-D 기본개념 연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5호선 연장도 정상 궤도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포시는 서울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김포골드라인 직영화 여부를 오는 6월쯤 결정할 전망이다. 시가 경기도에 보낸 의견을 묻는 공문에는 김포도시철도공단을 새로 설립하거나 기존 지방공기업인 김포도시관리공사를 통해 시가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운영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이들 방안의 타당성·경제성·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의견을 회신할 계획이다.
김포시는 위탁 운영 중인 김포골드라인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직접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직영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왔으며, 직영화가 결정되면 시는 관련 절차를 밟아 위탁 운영이 종료되는 내년 9월부터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운영하게 된다. 반대로 경기도나 공기업 설립 심의위가 직영화에 따른 효용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낸다면 지금 같은 방식이 유지될 수도 있다.
김포골드라인 운영 관련 연구에서 직영화 방안은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인건비 증가 등으로 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단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포골드라인은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총 23.67㎞ 구간을 오가는 완전 무인운전 전동차로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운영 중이다. 2019년 개통 후 승객 과밀 민원이 끊이지 않고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라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에는 열차 5편성이 내년 9월 추가로 투입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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