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쓰레기봉투 기발한데?” 공무원 잘 만나면 봉투도 바뀐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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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버리는 쓰레기봉투, 이왕이면 좀 더 기발하거나 필요한 정보가 쏙쏙 담긴다면 어떨까.
바뀐 종량제 봉투 한 가운데에 페트병, 유리병, 도자기, 음식물 쓰레기, 캔, 건전지 등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안되는 품목들의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다.
이 내용도 새로운 봉투의 하단에 들어가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새 디자인의 봉투의 바탕색에 잉크가 들어가 기존 봉투와 단가 차이가 크게 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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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신상 쓰봉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쓰레기가 나를 보고 웃네?”
어차피 버리는 쓰레기봉투, 이왕이면 좀 더 기발하거나 필요한 정보가 쏙쏙 담긴다면 어떨까.
그래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쓰레기 봉투가 변신하고 있다. 보기 좋게 만들거나, 쓰레기를 줄이자는 메세지, 그리고 배출 기준을 그림으로 전달하는 방식 등이다.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변신이다. 얼마나 작은 것까지 고민하는지, 진심이 담겼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종량제 봉투 디자인을 변경한 건 경북 구미시다. 구미시는 지난달 말 글자 중심에서 그림 문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바뀐 종량제 봉투 한 가운데에 페트병, 유리병, 도자기, 음식물 쓰레기, 캔, 건전지 등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안되는 품목들의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다.
기존에는 배출 장소와 시간, 배출 품목, 과태료 부과 등의 정보를 번호로 매겨 글자로만 적어뒀다. 이 내용도 새로운 봉투의 하단에 들어가 있다.
종량제 봉투 디자인 변경의 가장 큰 목적은 신속한 정보 전달이다. 그림 문자를 활용하니 배출 불가능한 품목들을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쉬워졌다.
종량제 봉투 개선으로 호평을 받은 지자체는 성남시도 있다. 지난해 5월 소각용, 재사용, 음식물용 종량제 봉투 디자인과 색상을 전면 변경했다. 종량제가 도입된 지 27년 만에 처음 한 시도다.
가장 큰 변화는 손잡이가 생겼다는 점이다. 손잡이를 따라 눈과 입, 얼굴형을 그려 넣었다. 용도와 크기만 상단에 큰 글씨로 적혀 있고 중앙에는 혼동하기 쉬운 배출 불가 품목 6가지가 그림 문자로 들어갔다. 음식물용 종량제 봉투의 경우 갑각류, 뼈 종류, 계란 껍질, 티백류, 채소 뿌리, 견과류를 넣으면 안 된다.
탄소배출량을 넣은 점도 다른 지자체와 차별점이다. 봉투의 상단 오른편에는 20ℓ 종량제 봉투를 가득 채울 경우 5.26㎏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내용이 원형으로 표기됐다. 왼편엔 이만큼 쓰레기를 줄일 경우 소나무 5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기존에 종량제 봉투에 적힌 수거 및 처리 대행 업체로 배출 품목에 관한 문의 전화가 많았는데, 눈에 띄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쓰레기 배출 교육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시는 환경 보호 메세지 전달에 집중한 사례다. 멸종 위기종인 북극곰과 고래가 파란 종량제 봉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상단에는 ‘LESS IS MORE(적을 수록 좋다)’는 문구가 자리했다. 선문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지역사회 혁신사업에 낸 아이디어를 채택해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보기도 좋고 편리한 쓰레기 봉투는 어느 지역에 있는가에 따라 갈린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종량제 봉투의 제작·유통·판매는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지자체가 얼마나 쓰레기 봉투까지 신경쓰는가에 달렸다.
짧은 시범 사업 끝에 문구 위주의 종량제 봉투로 돌아간 경우도 있다. 수원시는 지난해 1월 초록색, 주황색의 바탕색에 흰 그림을 배치한 디자인의 종량제 봉투를 내놓아 깔끔하다는 주민들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약 600만장을 제작하고 약 2개월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단가가 오른 탓이다. 비닐과 잉크 색상에 따라 제작 단가가 결정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새 디자인의 봉투의 바탕색에 잉크가 들어가 기존 봉투와 단가 차이가 크게 났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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