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LGD 광저우 공장 방문'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 이유는?

노민호 기자 2023. 4. 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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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중요성 부각+한미정상회담 앞 '밀착 견제' 의도"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자국 내 우리 기업 공장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교가에선 최근 소원해진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한미 간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2일 광둥(廣東)성 시찰 중 광저우(廣州)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034220) 생산기지 등을 방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을 통해 대외 개방 추진 상황과 제조업 발전 현황, 그리고 기업의 과학기술 혁신 추진 상황 등을 파악하고 기업대표·연구자 등과도 교류했다.

이와 관련 외교소식통은 14일 "시 주석의 이번 LG디스플레이 방문은 약 한 달 전부터 계획돼 있던 것"이라며 "방문 직전까지도 '보안을 지켜달라'는 (중국 측) 부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중국 내 우리 기업 사업장을 찾은 건 2012년 집권 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집권 3기'에 공식 돌입한 뒤 외자 기업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 기업 공장을 방문한 건 한중 간 경제협력 필요성 등 관계 개선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또한 "시 주석이 현지 우리 공장 방문에 직접 나섰다는 건 그만큼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을 계속해가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김 소장은 그간 우리 정부가 외교 분야 최우선 과제로 '한미동맹 강화·복원'을 추진해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을 들어 "중국 입장에선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미를 앞두고 우려하는 게 많을 것"이라며 시 주석의 이번 LG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에도 이와 관련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봤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 News1

김 소장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거나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미국 입장을 할 경우, 혹은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성과 관련해 '중국 배제'를 시사하는 내용에 성명에 우리가 서명하거나 하면 중국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한미가 좀 더 밀착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입장에선 당연히 이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행보는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크다. 제도적인 것보다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중국 측이 시 주석의 이번 LG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통해 "'한국은 중국 시장을 벗어날 수 없다. 중국이 최대교역국이다'는 경제적 이해를 부각했다. 한국이 중국과 함께한다면 경제가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시 주석의 이번 행보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진핑 3기가 출범하면서 중국은 '대외 개방' '외자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 방문은 그에 딱 맞는 사례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거나 한미 간 이격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인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시 주석이 앞으로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될 것이다" "외자기업이 중국에 들어오는 걸 환영하고 불이익이 없을 것"이란 큰 기조 속에서 관련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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