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의종군 한다던 SM 이성수 전 대표, C레벨 복귀

이은영 기자 2023. 4. 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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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5명→10명… “이례적 규모”
이성수 A&R, 탁영준 운영 최고책임
신규 제작센터 5개, 탁영준 밑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주총회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성수 전 대표가 탁영준 전 대표와 함께 C레벨(경영진) 직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재호 CSO(최고전략책임자)도 회사에 복귀했다.

14일 SM 관계자에 따르면 SM은 지난달 말 주총 직후 조직을 개편했다. 장철혁 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새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고 이성수·탁영준 전 대표는 이사진에서 내려왔는데, 이 전 대표는 CAO(최고A&R책임자), 탁 전 대표는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각각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과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왼쪽) 전 공동대표와 탁영준 전 공동대표. /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전략을 담당하다 이번 주총에서 비상무이사에 오른 장윤중 이사는 신설된 GBO(글로벌 비즈니스 책임자) 직책을 달고 유통센터장과 음반유통유닛장을 맡게 됐다. 이성수 측근인 장재호 CSO도 복귀했다. 장 CSO는 지난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PD)와 갈등을 겪다 퇴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김지원 전 마케팅센터장과 최정민 전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홍길화 전 HR(인사관리)지원실장, 김태현 전 컴플라이언스실장이 C레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인사 발령이 난 C레벨만 8명에 달한다.

SM은 기존엔 CEO, CFO, COO, CSO,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 등 5개 C레벨만 두고 있었으나, 이번에 CAO, CGO(최고글로벌책임자), CRO(최고마케팅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CLO(최고법무책임자) 등 5개 직책을 추가로 신설했다. C레벨은 각 분야의 전권을 위임받은 사내 최고 책임자로 CEO와 함께 주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지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다른 기획사들과 비교하면 기업 규모 대비 C레벨이 매우 많은 편”이라며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이성수·탁영준 전 대표가 맡은 A&R과 IP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A&R은 아티스트가 발매하는 음반의 기획과 제작을 총괄하는 일이다. IP 사업은 음반·음원을 활용한 공연, 방송출연 등 1차 사업과, 1차 사업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 기획상품, 라이선싱, 팬덤 플랫폼, 영상 콘텐츠 등 2차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일이다.

탁영준 이사는 여기다 5개의 제작센터를 전부 하위조직으로 두게 됐다. 앞서 SM은 ‘SM 3.0′ 방안을 발표하면서 5개의 독립적인 제작센터를 신설해 각 센터에서 아티스트 음반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만 전 PD에게 쏠려있던 프로듀싱 권한을 신설되는 제작센터와 레이블이 나눠갖고 독립적으로 음반을 제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제작 1~5센터의 상위조직은 ‘멀티제작센터’에서 ‘COO’로 바뀌었다. 이 밖에 아티스트 발굴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 영상IP사업센터, 연기자센터, 퍼포먼스디렉팅 랩이 전부 COO 하위조직으로 들어오게 됐다. 탁 이사는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총 10개의 조직을 아래에 두며 IP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밝혔던 SM 3.0 멀티 제작센터 운영 방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각 제작센터의 A&R 담당자로 구성된 ‘A&R 협의체’의 수장은 이성수 이사가 맡는다. SM에 따르면 A&R 협의체는 음악 선정 협의체로, 음악 전문가들이 모여 SM 음악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탁 이사가 수장을 맡게 된 IP 협의체는 아티스트의 데뷔부터 성숙까지 단계별 관리를 논의한다. 아티스트 콘셉트를 기획하고 레이블 독립 여부 등을 논의한다. SM은 “시장과 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IP를 기획하고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5개의 제작센터에서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A&R일텐데, 각 센터를 탁영준 이사 아래에 두고 A&R 협의체 리더를 이성수 이사가 맡는다는 것은 두 사람이 여전히 실질적인 수장인 것과 다름 없어 보인다”며 “멀티제작 체계가 자리잡는 과정이기 때문에 특정 임원이 이를 총괄하는 기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같은 구조가 이어진다면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대표는 지난 2월 유튜브 영상을 통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모든 구성원 여러분이 허락해 주신다면 본업인 음악 파트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SM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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