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얼음위성 탐사 '주스'호 오늘밤 8년여 여정 올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유럽우주국(ESA)의 목성 위성(달) 탐사선 '주스'(Juice)가 14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을 향한 8년여의 긴 여정에 오른다.
주스는 이날 오전 9시14분(한국시간 오후 9시14분) 프랑스령 기아나 북부의 쿠루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다. 당초 13일 오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장 주변에서 번개가 칠 것으로 우려돼 하루 순연됐다.
주스는 지구 궤도에 오르면 태양광 패널과 안테나 등을 펼치고 각종 장비를 점검하는 절차를 거친 뒤 목성으로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구와 달, 금성 등을 가까이 지나며 네 차례에 걸쳐 중력도움 비행을 하게된다.
목성 궤도에는 2031년 7월에 도착하며 이후 총 3년 반에 걸쳐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주스는 목성 궤도를 돌며 가니메데와 칼리스토, 유로파 등에 35차례 걸쳐 근접비행하며 원격 탐사를 진행한다.
임무 마지막 단계인 2034년 12월부터는 약 1년간 가니메데 궤도만 돌며 집중 탐사에 나서는데, 태양계 외곽의 위성을 도는 첫 탐사선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으로 명왕성이나 수성보다도 큰 가니메데는 태양계 위성 중에서는 유일하게 지구와 비슷한 자기장을 갖고있다. 이는 철로 된 액체 핵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스의 가니메데 탐사 궤도는 약 5천㎞ 상공부터 시작해 500㎞까지 낮아지는데, 목성까지 비행이 순조로워 연료가 넉넉하면 240㎞까지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주스는 가니메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2035년 말 추락으로 임무를 종료하게 된다.
가니메데를 비롯해 주스가 탐사할 세 위성은 모두 얼음으로 덮여있으며, 두꺼운 얼음 밑으로는 내부 열로 바다가 형성돼 생명체가 서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주스라는 탐사선 이름도 '목성의 얼음으로 덮인 달 탐사선'(Jupiter Icy Moons Explorer)이라는 단어의 알파벳을 조합해 지은 것이다.
적외선이미지 분광기와 자기탐지기 등 주스에 탑재된 총 10종의 첨단 과학장비는 원격 측정을 통해 얼음 밑 물의 존재와 범위 등을 확인하고 탄소와 산소, 질소, 철 등 생명체 구성 원소의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와함께 지구보다 20배나 더 강한 목성의 자기장과 강력한 방사선, 거대한 중력 등이 위성들에 미치는 영향과 목성의 초기 형성 과정 등도 분석하게 된다.
목성의 기원을 파악하면 태양계 밖에서 발견되는 목성급 대형 행성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 무게 6t에 달하는 주스는 장기간에 걸친 우주 비행과 목성 주변의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3년 반 동안 목성 궤도를 돌며 노출되는 방사선 양은 지구 정지궤도의 통신위성이 20년간 쏘이는 것과 맞먹을 정도여서 민감한 전자장비들은 납을 덧댄 상자 안에 설치하는 등의 특별 예방 조처를 했다.
주스는 선체 보호를 위해 칼리스토에는 21차례 근접비행을 하지만 목성에 가까이 있어 방사선 영향권에 있는 유로파는 두 차례만 지난다.
주스는 이 두 차례 비행에서 전체 방사선 노출량의 3분의 1을 경험할 것을 예측돼 있다.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는 유로파에 대한 탐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도 뛰어든다.
유로파 클리퍼는 내년 10월에 발사되지만 주스보다 1년 더 이른 2030년 4월에 도착해 탐사를 시작하며, 최대 25㎞까지 접근하는 등 50회 가까이 근접비행하며 탐사를 진행한다.
목성 탐사는 1970년대 파이오니어 호와 보이저 호를 출발점으로 갈릴레오호를 거쳐 현재도 탐사 중인 주노호가 계승해 왔으며, 미래 탐사는 주스와 유로파 클리퍼가 맡게됐다.
이들 두 탐사선의 결과에 따라 유로파에 직접 착륙해 생명체 탐사를 진행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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