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로맨스' 이하늬 "민트초코 같은 영화…독특하고 새로워"
지난해 출산 후 곧바로 복귀…"아이 성장만큼 내 성장도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민트초코 같은 영화예요.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이지?'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엔 '새롭네. 가끔 이런 것도 먹어줘야 해'라고 생각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이하늬는 14일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와 개성 있는 연출로 알려진 이원석 감독의 신작이다. 은퇴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우연히 팬클럽 회원 범우(공명)를 만나면서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예계로 복귀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다.
이날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늬는 "요새 극장이 힘들어지면서 영화의 다양성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영화가 세상에 나와서 관객을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실 다양성이 한국 문화의 열쇠잖아요. 독특하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제2, 제3, 제4, 제5의 '킬링 로맨스'가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석 감독은 마니아층을 사로잡았던 '남자사용설명서'(2012)에서 보여줬던 'B급 감성'을 이번 작품에서 보다 진화된 방식으로 녹여냈다. 이하늬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봤을 당시 "진짜 많이 웃었다"고 소개했다.
"사실 대본을 볼 때는 저를 대입해서 촬영할 때 어떻게 움직일지 그림을 보다 보니까 웃기가 어려워요. 이렇게 실제로 웃음이 터졌던 대본은 '극한직업'(2018)하고 '킬링 로맨스'뿐이에요. 제가 이원석 감독님 전작을 너무 좋아해서 그분이 하고 싶은 대로 그릴 수 있다면 정말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영화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하늬는 '킬링 로맨스'뿐 아니라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열혈사제'(2019)·'원 더 우먼'(2021) 등 다양한 코미디 작품에 출연해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코믹 연기가 제일 어렵다"고 고백했다.
"대사의 결에 맞는 톤, 타이밍, 호흡이 딱 맞아떨어져야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거든요. 과하지 않게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긴장감이 있는 것 같아요. 타고난 센스가 있지 않으면 정말 어려운 장르죠. 누군가를 웃기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어야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매 장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순간이 있었다며 웃었다.
"찜질방에서 제가 '푹쉭확쿵'이라는 말을 랩으로 이어가는 장면이 있어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이)선균 오빠랑 하다 보니까 진짜 바보짓도 같이 하면 너무 재밌다는 걸 느꼈어요."
이하늬가 연기한 황여래는 11년간 쉬지 않고 활동해 온 톱스타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처음으로 떠난 휴가에서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를 만나 결혼하고 연예계를 떠난다.
이하늬는 "여래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너무 알 것 같다"며 "특히 저희처럼 어딜 가나 알아보시고, 계속 감정을 써야 하는 직종은 계속 쉼 없이 일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저는 그래서 쉴 때 엄청 깊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는 거죠. (웃음)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살기 위해서 스스로 깊게 안식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2006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이하늬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왔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겪은 뒤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귀했다.
그는 "아이의 성장도 너무 중요하지만 한 인간이자 여성으로서 제 성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육아와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중"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MBC 사극 '밤에 피는 꽃' 주연을 맡은 그는 "코미디든 정극이든 스릴러든 매번 도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빨간색이어도 서른 가지의 스펙트럼을 가지는 것처럼 한 장르에서 그런 스펙트럼을 가지고 싶어요. 같은 장르 안에서 목소리, 태도, 호흡, 발성, 비주얼까지 변화를 계속 주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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