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 남편 빗자루로 때려 살해…항소심도 징역 5년

시댁 모진 언행과 급여 비공개에 불만 품어
남편 "세제 살 돈 없다" 말에 격분…9시간가량 폭행 끝 숨지게 해
1심 배심원 전원 유죄 평결…항소심 "양형 부당 이유 없다"

말다툼 끝에 빗자루 등으로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50대·여)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6일 오전 8시쯤 남편 B(60대·남)씨를 자신의 주거지에서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시댁으로부터 받았던 모진 언행과 남편이 급여와 지출을 알려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사건 전날 오후 9시쯤 A씨는 "세제 살 돈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친구에게 빌려줘 돈이 없다"고 답하자 격분했다.

A씨는 남편의 뺨을 한 차례 때린 것을 시작으로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빗자루 등을 이용해 머리, 얼굴, 가슴, 목 등을 여러 차례 가격했다.

코뼈 골절, 다발성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을 당한 B씨는 오전 8시쯤 다발성 손상으로 끝내 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A씨 측은 "뺨만 때렸을 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상해를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 7명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배심원 평결을 받아들인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망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등 뉘우침이나 안타까운 감정 등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우발적 범행이고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옷이나 슬리퍼, 빗자루 등에 피해자 혈흔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1심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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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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