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연료 ICBM…무엇이 다른가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4. 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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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13일 ICBM 시험발사 공개 보도
김정은, 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등 동반
“적들, 극도의 불안 공포 시달릴것” 위협
미사일 고체연료화 속도…핵위협 새국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14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전날 시험발사했다고 밝히며 대미 압박수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 현장에서 “화성-18형이 핵 반격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인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이어 ICBM에도 신속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를 적용하는데 성과를 내면서 한·미·일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전날 진행된 화성-18형 시험발사에 대해 “신형 전략무기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험발사는 대출력고체연료엔진의 성능과 단분리기술, 기능성조종체계들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하는데 목적을 두고 이뤄졌다.

북측은 발사 때 1단 로켓은 표준탄도비행방식(수직발사)로, 2·3단 로켓은 각각 고각방식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미사일 최대속도를 의도적으로 줄여 기술적 특성들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1·2단 로켓 분리장면과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北, 발사하중 고려해 ‘콜드 런치’ 기술 적용
자료=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북측 보도사진을 살펴보면 1단 로켓은 일단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압축공기를 활용해 튀어오른 뒤 엔진이 점화되는 ‘콜드 런치(냉발사)’ 방식으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일부 고체엔진 ICBM의 경우 발사 하중으로 인한 발사대 안정성 문제로 콜드 런치 발사 방식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러시아의 ‘토폴-M’ ICBM과 세계 최대규모 재래식 탄도미사일인 한국군의 ‘현무-5’도 콜드 런치 방식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은 화성-18형의 1단 로켓은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앞 10㎞ 해상에, 2단 로켓은 함경북도 어랑군 동쪽 355㎞ 해상에 안전하게 낙탄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화성-18형이 숨겨진 장소로 추정되는 터널부터 도로 이동 등 발사 전 과정을 현장에서 살펴봤다.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현장에 동행한 모습이 보도사진에 담겼다.

金, 또 김주애 데려나와 ‘핵으로 미래안전’ 강조
北, 미사일 전력 중심 ‘고체연료’ 중심으로 재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13일 평양 인근에서 진행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발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화성-18형 관련 연구소의 대좌(한국군의 대령 격)급 부소장을 장성으로 진급시키라고 즉석에서 명령할 정도로 시험발사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화성-18형은 우리(북한)의 전략적 억제력 구성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의 평화적인 삶과 사회주의 건설 투쟁을 방해하고 있는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킬 것”이라며 한·미·일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고체연료 기반 ICBM을 통해 미국을 겨냥한 2차 핵공격 능력을 갖췄음을 강력 시사했다. 그러면서 “(적들이)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전략핵무기급의 구성에서 큰 변화가 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 발언이) 북한이 2019년 이후 개발, 공개한 대부분의 미사일 라인업이 고체연료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군사전략상 ‘변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중·장거리급 추가 고체연료 적용 미사일 모델을 조기에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일성 생일, 한미정상회담 노린 다목적 카드
이번 북한의 화성-18형 시험발사 시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111회 생일(15일) 이틀 전이자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정상회담 등을 두루 감안해 대내외적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13일을 시험발사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윤 대통령 방미기간 중 추가로 연쇄적인 대남·대미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부와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화성-18형을 실전배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북한도 이번 보도에서는 통상적으로 미사일 무력시위 때 공개했던 비행거리와 정점고도, 최대속도 등의 기본 제원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예상보다 훨신 빠른 미사일 고체연료화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방부 “北, 화성-18형 완성까진 시간걸릴 것”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시행한 화성-18형 시험발사는 고체연료 방식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시험발사이며, 체계개발 완성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북한 발표에 나온 기술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거쳐야하는 통상적인 기술요소”라며 “우리는 이보다 더 효율적이고 첨단화된 방식의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방부는 “일부 언론이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기우”라며 선을 그었다.

또 “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탐지, 타격,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3축체계는 북한의 위협 변화추세에 따라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실시간 표적탐지 및 분석능력, 지해공 기반의 초정밀신속타격능력, 복합다층미사일요격능력, 고위력 탄도미사일 능력 등을 기술적으로 계속 진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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