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짜 대통령?” “전광훈 목사문제?”…홍준표는 왜 해촉됐나
“극우목사나 끼고 돌면서 거꾸로, 나를 배제한 김기현 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도 보았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은 전부 천하 통일했습니다.”
모든 논란의 시작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이 발언으로 촉발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인 보수단체 ‘북미자유민주주의수호연합’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후 김 대표는 전날(13일)에서야 공석이었던 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인선하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 징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지도부가 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김 대표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페이스북에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걸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현 상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당초 문제를 촉발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와 당내 갈등을 초래한 홍 시장에게 동시에 책임을 물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고문 해촉에 대통령실 입김?
“(국민이) 정치력 없는 (윤석열)대통령을 뽑았다. 그렇게 뽑아놓고 왜 탓을 하나”
하지만 일각에선 홍 대표가 최근 TV토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게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물어보니까 (홍 시장이) 졸라서 (상임고문이) 됐다고 하더라. (현직에 있는) 선출직이 상임고문한 사람도 없어 비정상적인 상태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홍 시장이 당 상임고문이란 사실조차 모르고,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일광 횟집에서 열렸던 윤 대통령과 시도지사 등과의 저녁 모임 때도 두 사람 사이가 화기애애했다는 것이다.
◆김재원 징계 해법될까...홍준표가 아쉬운 국민의힘
하지만 논란이 된 TV토론은 일광횟집 저녁모임 이후인 지난 9일 저녁이었고, 친윤계 의원을 중심으로 당시 홍 시장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당내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지역구의 한 의원은 “당시 해당 방송에 대해 뒷말이 많았다. 평소 홍 시장의 화법이 직설적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정치 초보라고 표현한 것은 윤 대통령의 아픈 곳을 찌른 것”이라며 “김 대표와의 갈등뿐만 아니라 지난 전당대회를 비롯해 사사건건 할 말 하는 홍 시장에 대해 친윤계 의원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이 촉발하게 된 데는 김기현 대표가 빠르게 윤리위를 구성해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지금처럼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이 굳어지지 않은 상황에선 과거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왜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 위촉했는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당 대표까지 지낸 홍 시장을 끌고 안고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홍 시장의 100분 토론 발언과 관련해서는 “오늘 한국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27%)과 국민의힘(31%)은 보수층만이 지지하고 있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에 홍 시장이 한 발언은 그 취지를 생각하더라도 이해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11~13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7%, 부정 평가는 65%로 조사됐다.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 31%, 더불어민주당 36%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5%)·유선(5%) 무작위 추출 전화면접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8.2%이다. 이밖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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