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작용? 김기현 작품?"…洪 상임고문 해촉 두고 정치권 해석 분분

남승렬 기자 2023. 4. 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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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김기현-洪 관계 좋아…해촉했을리 없어"
민주당 "김기현, 전광훈 손들어줘…유능후보 제거"
홍준표 대구시장의 국민의힘 상임고문직 해촉 뒷배경을 놓고 여당과 야당에서 해석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1월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당시 모습. 왼쪽부터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 홍준표 당시 후보, 윤석열 당시 후보, 유승민 당시 후보, 원희룡 당시 후보, 이준석 당시 대표. 2021.11.5/뉴스1 ⓒ News1 DB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의 국민의힘 상임고문직 해촉 배경을 놓고 여당과 야당에서 해석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 시장이 해촉된 지난 13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14일에는 '대통령실의 입김, 이른바 윤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홍 시장이 중진으로서 입장을 개진했더니 해촉된 거다. 상임고문은 당 대표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자문하는 자리인데 조언했더니 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해촉이 김 대표의 결단이 아니라 외부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해촉을) 했을 리가 없다. 김 대표는 중재형·협상형이지 이런 일은 드물다"며 "김 대표는 홍 시장의 대표 시절 대변인도 했다. 관계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이렇게 면직하는 건 너무 모양새가 안좋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을 겨냥한 듯 "모든 것이 MBC 때문이다. 100분 토론 1000회 특집 때 홍 시장이 '대통령이 정치초보'라고 했다"며 "대통령 입장에선 '전용기도 안태울 만큼 봐주기도 싫은 방송사, 좌파방송에 가서 좌파들이랑 (홍 시장이) 어울렸다'고 추측한다"며 홍 시장 해촉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고 해석했다.

반면 같은당 하태경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해촉은 김 대표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며 "윤심은 작용안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 해촉으로 확실하게 전광훈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당헌·당규에도 없는 상임고문 해촉도 처음 들어봤지만, 이미 (홍 시장이) 대구시장 때 임명해 놓고서는 '시장 겸임이 관례에 맞지 않아 해촉했다'는 변명도 참으로 궁색하다. (논란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은 그대로 둔 채 홍 시장은 상임고문직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언은 괜찮고 쓴소리는 안되는 국민의힘의 당 윤리가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치 도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며 대통령 눈 밖에 난 젊은 당 대표(이준석 전 대표로 읽힘)를 내쫓더니 전당대회 룰까지 바꿔 유력 후보들을 차례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목사 손아귀에서 움직이면 안된다'고 (여당의) 중진들이 이야기했는데도 중진들의 내부 비판은 삼키고 엉뚱하게 홍 시장을 내뱉었다"고 했다.

같은 당 장경태 최고위원도 "홍 시장이 전 목사의 행태를 지적하고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판했더니, 사실상 당연직인 전직 당 대표의 상임고문까지 해촉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명예 당 대표'인 전 목사와 국민의힘의 '무운'을 빈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여전히 김 대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개인 한 사람과의 문제"라며 김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나를 밟고 넘어가서 (김 대표가)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히 그 밑거름이 될수도 있다. 다만 평생 몸에 밴 살피고 엿보는 그 버릇을 쉽게 버릴 수가 있겠느냐"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이사야'(구약성경의 저술자 중 한명인 예언자)라고 칭송한 욕설·극우 목사나 끼고 돌면서 거꾸로 나를 배제한 김 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는 불쾌한 과거로 묻겠다"며 "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개인 한사람과의 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계속되면 이간질 세력들이 준동할 수 있다. 오늘부터는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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