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를 바라보는 4인의 시선] 상위 시드 LG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하위 시드 SK

방성진 2023. 4. 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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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시드보다 하위 시드가 더 강하다?

정규리그 2위 창원 LG가 14일(금) 저녁 7시 창원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서울 SK와의 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맞대결은 3승 3패, 호각이었다.

LG는 SK와 함께 36승 18패를 기록했다. 순위를 가를 수 있었던 6라운드 SK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맞대결 골득실 우세를 살렸다. 9년 만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4년 만에 봄 농구에 성공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첫 해부터 뛰어난 지도력으로 성과를 냈다.

아셈 마레이(202cm, C)와 단테 커닝햄(202cm, F)은 리그 최고 외국 선수 조합이었다. 이재도(180cm, G)-이관희(190cm, G) 역시 중심을 잡았다. 김준일(201cm, C)과 정희재(195cm, F)는 쏠쏠한 활약을 했고, 저스틴 구탕(188cm, F)-윤원상(181cm, G)-정인덕(196cm, F)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LG의 핵심 마레이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LG의 선택은 레지 페리(204cm, C). 페리는 출중한 기량을 가진 선수지만,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 마레이의 공수 영향력을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SK가 파죽지세로 우승에 도전한다. 5라운드부터 6강 플레이오프까지의 전적은 19승 2패다. 전주 KCC를 3-0으로 완파했다. 6라운드부터 12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SK의 전력은 완전하지 않다. 최준용(200cm, F)의 부상은 장기화 상태다. 4강 플레이오프 출전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김선형(187cm, G)-자밀 워니(200cm, C)를 중심으로 막을 수 없는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또 최부경(200cm, F)과 허일영(195cm, F) 역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오재현(186cm, G), 최성원(184cm, G), 최원혁(183cm, G)은 상대 에이스 선수를 철저히 막아내고 있다. 그 결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3-0으로 압승을 거뒀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LG와 SK의 4강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바라보나?

김우석(이하 김) : 팽팽한 승부를 예상한다. 정규리그 전적도 3승 3패다. SK가 먼저 2연승을 거뒀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 LG가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경기 승자는 SK였다. 한 팀의 손을 들자면 SK 쪽으로 조금은 기우는 모양새다. 가장 큰 이유는 조직력과 자신감, 그리고 분위기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SK는 시즌 개막 이후 안영준(195cm, F)과 최준용 공백으로 흔들리는 듯했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두 선수 공백을 완전히 커버했다. 최부경과 허일영이 공수에 걸쳐 활약을 남겼고, 오재현과 최원혁이 수비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하며 공백을 커버했다. 또, 최성원은 베스트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는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마지막 퍼즐이 되어 주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거둔 자신감이 그대로 녹아났던 정규리그였고, 6강 플레이오프도 다르지 않았다. 화룡점정은 김선형과 워니의 존재감이었다. 20년이 넘은 KBL 역사 속에 가장 강한 원투펀치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의 활약상이었다. 게다가 이제 2년째인 전희철 SK 감독의 유연한 리더십이 결합했다. 선수단의 자신감과 분위기는 최고조를 유지했고,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조직력이 더해지며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아셈 마레이의 부재가 커 보이는 LG다. LG는 두 개의 스쿼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순위였다. 핵심 중 하나는 마레이였다. 커닝햄, 김준일, 구탕으로 이어지는 트랜지션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레이의 존재감이었다. 마레이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다. 축이 흔들리는 느낌이다. 새롭게 영입한 페리가 역대급 기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직력이 중요해진 현재 마레이 공백이 호흡과 조직력 등에서 분명 누수로 작용할 것이다.

손동환(이하 손) : SK가 6대4로 유리해 보인다. 일단 기세가 좋다. 김선형과 워니, 원투펀치가 더 막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그리고 최부경과 허일영이 김선형과 워니를 향한 견제를 덜어준다. 오재현과 최성원의 수비력 역시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LG가 쉽게 밀리지 않을 것 같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고, 휴식도 오랜 시간 취했다. 그리고 홈 코트에서 시리즈를 시작한다. 다만, 경기 감각과 경기 체력, 아셈 마레이의 부상이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박종호(이하 박) : 비록 정규시즌 순위는 2~3위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SK는 최준용없이 3위를 기록했다. 미정이지만, 최준용은 높은 확률로 4강 플레이오프에서 복귀할 거다. 거기에 이미 확실한 틀을 갖췄다. 6라운드에서 전승을 기록했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LG는 팀에서 가장 큰 역할을 맡았던 마레이가 빠졌다. 비록 정규시즌은 강했지만, 플레이오프는 다를 수 있는 이유다. 그렇기에 6:4 정도로 SK의 근소 우위라고 생각한다.

방성진(이하 방) : SK의 7:3, 또는 8:2 우세다. 부상으로 이탈한 마레이의 존재감은 LG에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레이는 워니와의 맞대결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몇 안 되는 선수다. 불확실한 몸 상태의 페리와 나이-프레임 문제를 가지고 있는 커닝햄은 워니를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4년 만의 봄 농구를 하는 LG 선수들의 긴장감도 클 거다. 조상현 LG 감독 역시 첫 번째 플레이오프를 맞는다.
SK는 파죽지세다. 최준용의 복귀도 앞두고 있다. KCC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하게 다퉜지만, 3-0으로 무리 없이 시리즈를 끝냈다. 실전 경험도 쌓으면서, 체력도 아꼈다. 챔피언결정전을 향해 쉼 없이 달릴 것이다.

Q. 핵심 매치업은?

: 두 포지션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김선형과 이재도의 대결이다. 먼저 김선형의 창을 이재도라는 방패가 막아내야 한다. 매 순간 매치가 될 수는 없겠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선형의 공격력을 막아내는 건 이재도 몫이 되어야 할 듯하다. 사실, 막는다는 표현보다는 제어라는 단어가 어울릴 듯하다. 김선형이 제 몫을 하게 놔둔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듯하다. 또, 워니와 페리의 대결도 궁금하다. 워니는 자타 공인 최고의 외인 스코어러다. 2021~2022시즌을 거치며 KBL에 200% 적응했다.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는 어떻게든 해낸다. 무리한 모습도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팀과 함께 득점을 책임진다. 페리는 평가가 높은 선수다. 혹자는 ‘KBL에서 볼 수 없을 선수’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몸 상태와 적응이라는 키워드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와는 환경과 시점이 다른 부분도 있다. 당시 KGC인삼공사에는 양희종, 문성곤, 이재도, 오세근 등 많은 도우미가 존재했다. 라타비우스 윌리엄스 역시 설린저의 조력자 역할을 자청했다. 페리가 일정 부분 이상 역할을 해내야 한다. 새로운 얼굴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아무래도 워니와 페리의 맞대결이 관심을 끈다. 워니는 KBL 최고 외국 선수이고, 페리는 KBL 대부분의 구단에서 군침을 흘렸던 외국 선수기 때문.
무엇보다 워니와 페리는 서로를 모른다. 워니와 페리 모두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페리는 KBL을 처음 경험한다. 이는 페리와 LG 모두 헤쳐나가야 할 관문이다. 물론, 페리의 강점이 빛을 발한다면, LG는 생각보다 쉽게 시리즈를 헤쳐 나갈 수 있다.

: 페리랑 워니의 맞대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워니는 이미 자타공인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페리는 이미 G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확실한 무기가 있다. 다만 워니는 이미 SK와 KBL에 완벽하게 적응한 상황. 6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기에 실전 감각과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페리는 LG 농구 그리고 한국 농구에 적응해야 한다. 한국 농구의 수비는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편이다. 몸 상태 또한 완전하지 않다. 그럼에도 페리가 워니 상대로 우위를 점한다면, LG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 선배들과 다른 매치업을 뽑겠다. 이관희와 오재현이다. 이관희는 SK 상대로 평균 17점 3.2리바운드 3어시스트 1.5스틸로 펄펄 날았다. 유일하게 SK와의 맞대결에서는 경기당 3점슛도 3개 이상(3.3개)를 기록했다. SK만 만나면 베스트 5급 선수로 변한다. 단기전에서 분위기의 중요성은 자명하다. 이관희는 분위기를 LG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선수다.
오재현은 한 방을 가진 선수다.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슛 3방 포함 17점을 퍼부었다. 전희철 감독도 오재현의 코너 3점슛 성공률에 따라, 경기가 좌지우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재현에게 항상 기대할 수 있는 에이스 스토퍼 역할 외에 슈터 역할까지 더해진다면, SK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예상보다 쉽게 흘러갈지도 모른다.
Q. 변수가 있다면?

: 변수는 LG의 수비 조직력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LG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데 있어, 마레이를 중심으로 한 수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이 한 가지 이유다. 공격력에도 많은 공헌도가 존재했다. 포스트 업의 메이드 능력과 킥 아웃 패스 등에서 존재감이 컸던 마레이였다. 특히,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마레이가 보여주었던 수비 능력(리바운드, 헬프 디펜스 등)은 상대 팀을 매우 버겁게 했다. LG와 두 시즌째 치르고 있는 마레이의 경험과 결합한 LG의 수비 조직력은 상대 팀에 분명 어려움을 주는 요소다. 워니와 김선형의 페인트 존 어택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지만, 마레이는 결장한다. 보이지 않는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변수다.

: 위에서 이야기했듯, 페리다. 페리가 공격력을 강점으로 하는 선수지만, 어리고 해외 경험이 처음이다. 또, 기존 1옵션이었던 마레이는 수비와 리바운드, 속공과 스크린 등 LG의 컬러를 100% 이상 실현해줬던 선수다. 페리가 그런 마레이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커닝햄의 활약도 변수가 될 것이다. 인터뷰에서 “워니를 막을 자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워니가 커닝햄과 페리를 어떻게 막느냐도 시리즈의 변수가 될 것이다.

: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페리의 적응과 몸상태일 것 같다. 훌륭한 선수임은 확실하지만, 새로운 팀, 새로운 리그에 적응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페리가 적응하지 못한다면? 커닝햄, 김준일 등 빅맨들의 부담은 훨씬 커질 것이다.
SK의 경우 최준용의 복귀라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그리고 6강 플레이오프까지는 최준용 없이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은 다소 다를 수 있다. 우승을 위해서는 최준용이 팀에 복귀하여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그리고 오재현, 최원혁 등의 슛감도 중요하다. 이미 두 선수는 SK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슈팅이 터지지 않는다면, SK의 공격은 다소 빡빡할 수 있다.

: 최준용의 복귀 시점이다. SK는 20경기 이상 최준용 없이 경기했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선형의 공 소유 시간을 늘렸다. 최준용 없는 농구에 적응했다는 뜻이다. 오히려, 최준용의 복귀가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물론, 최준용은 LG에 다양한 고민거리를 안겨줄 선수다. 동시에, SK에도 고민거리를 안길 수 있다. 설령 최준용이 복귀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조절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Q. 두 팀은 어떤 수를 꺼낼까?

: LG는 분명 페리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공격에서 장점 혹은 존재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페리의 장점은 정확한 슈팅력이다. 마레이와는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페리의 파트너로 김준일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어야 할 수도 있다. 트랜지션 바스켓에 능한 부분도 활용해야 하며, 수비에서 역시 골밑 수비에 다른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기존에 가져갔던 전략과 전술을 최적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선형과 워니의 득점력에 더해진 최부경과 허일영의 지원 그리고 최성원을 중심으로 오재현과 최원혁으로 이어지는 주전급 라인업의 컨디션과 최적화에 신경 쓸 것으로 보인다.

: 두 팀 다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는 하나, 작전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 같다. 작전에 변화를 준비할 만큼의 시간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SK는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작전의 변화를 줄 이유가 크게 없다. LG는 페리의 적응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새롭거나 디테일한 작전을 들고나오기 어렵다. 페리가 팀 컬러에 녹아들려면, LG로서는 큰 틀 혹은 이해하기 쉬운 작전을 페리에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 LG는 마레이 없이 경기해야한다. 커닝햄이 2옵션 선수로는 훌륭하지만, 1옵션으로 마레이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페리가 빠르게 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커닝햄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또한, LG는 이미 충분한 휴식기를 가졌고 2개의 색깔을 가진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는 체력적으로 훨씬 유리한 상황. 두 팀 모두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만큼 체력적 우위는 큰 장점이 될 것이다.
SK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이미 5라운드 후반부터 6강 플레이오프까지 연승 행진을 가져갔기 때문. 본인들이 잘하는 본인들의 농구를 할 확률이 높다.

: 조상현 감독과 전희철 감독 모두 전술의 귀재다. 다양한 전술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감독들이다. 전희철 감독은 "LG의 패턴은 14개나 된다. KBL 팀 중 가장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큰 틀에서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2년간 조직력을 다진 SK와 달리 LG는 2022~2023시즌 완전히 다른 팀 컬러를 선보였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단기간에 변화를 준다면, 적응하다 시리즈가 끝날 수 있다.
SK는 굳이 전술 변화를 가져갈 필요 없을 거다. 5라운드부터 안착한 시스템으로 모든 팀을 압도하고 있다. 최준용이 가세했을 때 추가적인 옵션을 부여하는 것 외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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