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명에 '마악류 식욕억제제’ 3500정 처방한 의사… 벌금 3000만원 선고

▲ 속칭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식욕억제제.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안전사용 기준을 무시하고, 환자 1명에게 총 28회에 걸쳐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3500정 처방한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송종선 부장판사)은 최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도내 의료기관 의사 A(53)씨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10일부터 2022년 4월 5일 사이 자신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내원한 40대 여성 환자 B씨에게 28회에 걸쳐 향정신성의약품 3588정을 처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조사 결과,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B씨는 비만 등의 치료를 위해 식욕억제제를 복용할 필요성이 없는 상태였다.

재판부는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중독성이나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어 체질량지수가 정상수치를 벗어난 일정기준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해야 하며, 총 처방 기간이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A씨는 마약류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에 대한 심각성을 잘 아는 의사임에도 장기간에 걸쳐 이를 투약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도박죄로 벌금형을 1회 선고받은 이외에는 처벌받는 전력이 없는 점, 다시는 처방 기준을 어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