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열 번째 환자 발생… 이번에도 국내 감염
해외여행 이력 없는 확진자 계속 추가
의심 환자 신고·문의 증가
국내에서 열 번째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환자는 대구에 살고 있는 내국인이다. 지난 12일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엠폭스 검사를 받고 싶다고 문의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력은 없지만 최장 3주인 잠복기 동안 위험에 노출된 적이 있고, 의심 증상도 확인돼 의사환자(擬似患者·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한 것으로 의심되나 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로 분류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열 번째 환자는 현재 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한 편이고,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감염원 확인과 접촉자 조사를 시행 중이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제2급 감염병으로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한 실험실 원숭이에서 첫 발견됐다. 1970년 아프리카 콩고에서 첫 인간 감염 사례가 나타난 이후 중앙아프리카 및 서아프리카의 농촌 열대 우림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엠폭스 비(非)풍토국인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행해 감염과 발생 지역이 늘었다. 한 달 뒤인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엠폭스에 걸리면 발열·두통·근육통·오한·피로감·무력감 등 초기 증상을 보이다가 1~4일 후 피부에 수포와 딱지 등 발진 증상이 생긴다. 발진은 일반적으로 얼굴에서 시작돼 팔다리·전신 쪽으로 진행되고, 초기에는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 있으며,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생식기 주변 발진이나 항문 통증, 직장 출혈, 장염도 엠폭스의 주요 증상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중앙아프리카나 서아프리카가 아닌 비풍토병 국가에서 엠폭스가 나타난 사례 중에는 발진이 생기기 3~5일 전 발열 증상이 없거나 발진이 생긴 뒤에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항문이나 생식기 등 특정 부위에 발진이 5개 미만으로 나타나거나 항문궤양, 구강 점막 궤양, 항문직장 통증, 안구 통증, 이급후증(배변 후에도 변을 보고 싶은 증상) 등을 동반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엠폭스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수포, 오염된 침구 또는 성관계·키스 등 밀접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호흡기 감염병인 코로나에 비하면 전파력이 낮다. 잠복기는 5~21일 사이로 긴 편이다. 엠폭스는 대체로 감염 후 2~4주 만에 자연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경우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치명률은 1% 미만이다. 풍토병 국가인 중앙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하는 엠폭스의 치사율은 약 10%다.
질병청은 지난 7일 첫 국내 감염 추정 환자가 나온 이후 엠폭스 관련 신고 및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적극적인 신고 및 문의에 감사드리며 엠폭스 감염 환자의 조기 발견 및 신속 진단을 위해 국민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감염병 환자에 대한 낙인 예방을 위한 배려와 개인정보 보호 등에도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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