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全 계열사 임직원, 오늘 직장인 부러움 산 이유

장유미 2023. 4.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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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창립기념일 기념해 공동 휴무일 지정…2013년부터 4월 둘째주 금요일에 휴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14일 하루 동안 일터가 아닌 골프장, 캠핑장, 놀이공원 등으로 떠나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룹 창립기념일을 기념해 이날 일제히 업무를 하지 않게 돼서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날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창립기념일은 지난달 27일이었지만, 행사를 따로 하지 않는 대신 4월 둘째주 금요일을 전 계열사 공동 휴무일로 지정했다. 이는 2013년부터 시행됐다.

LG그룹의 움직임은 최근 그룹 창립기념일을 맞은 삼성, SK, 롯데 등 주요 그룹사의 행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SK그룹은 지난 7일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일부 경영진이 참석하는 창립 70주년 기념식만 진행했을 뿐 전 임직원 휴무일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창립 85주년을 맞은 삼성과 지난 3일 창립 56주년을 맞은 롯데도 그룹 전 임직원을 위한 공동 휴무일은 없는 상태다.

한 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창립기념일이 달라 그룹 전체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나 휴무일은 딱히 없다"며 "별도 기념행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는 모습. [사진=LG]

LG의 시작은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1월 5일 그룹의 모태가 된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하고, 최초의 국산 화장품 '럭키크림'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다. 자본금 300만원으로 직원 20명과 함께 시작한 락희화학공업은 현재 국내외 26만 명의 직원과 연매출 190조원의 글로벌 기업 LG로 성장했다.

LG는 화학·에너지, 전자·정보통신, 금융, 서비스 등 산업전반에 걸쳐 한국경제를 선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속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또 불모지였던 화학산업과 전자산업을 일구어낸 개척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1958년 설립된 금성사는 국산 라디오와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2004년에는 세계 최초로 42인치 TFT LCD를 개발하고 2006년에는 2천600mAh급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처음으로 생산했다. 올레드(OLED) TV도 LG가 보유한 '세계 최초' 목록 중 하나다. 또 플렉서블 와이어와 배터리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산업 역사와 함께 성장했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1970년 1월부터 1995년 2월까지 만 25년 동안 제2대 LG 회장으로 재임한 고 구자경 회장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쌓은 역량과 자신감을 십분 발휘해 LG의 도약을 이끌었다.

구자경 회장은 개척정신과 연구개발이라는 두 경영이념을 진일보시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인화단결 정신을 '인간 존중의 경영'으로 발전시켰다.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부문은 부품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원천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덕분에 구자경 회장 재임 기간 동안 LG 매출은 260억원에서 30조원대로 성장했고, 종업원은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증가했다.

LG그룹의 창립기념일이 3월 27일로 지정된 것은 지난 1995년 제3대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고 구본무 회장 때부터다. 구본무 회장은 취임과 함께 그룹 명칭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면서 창립기념일을 이 때로 정했다.

구본무 회장은 조부 구인회 창업회장과 부친 구자경 회장이 다져놓은 사업 기반 위에 전자·화학·통신 3대 사업축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경영 혁신과 신규 사업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017년 말 기준 매출 160조원, 임직원수 21만여 명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LG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과감하고 집요한 구본무 회장의 리더십은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는 LG의 저력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특히 구본무 회장이 새롭게 강조한 '일등 LG'는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최근 '선택과 집중' 전략을 앞세워 미래 준비에 본격 나선 모습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모바일 사업에 이어 올해 태양광 사업을 정리한 대신, 로봇·전장·AI와 함께 블록체인·의료기기 등 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2018년 취임 후 '실용주의'를 강조한 구 회장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구광모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9년 회장 취임 후 발표한 첫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객가치 실천'을 제시한 후 줄곧 임직원들에게 이를 강조하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75주년 창립기념일에 사내 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념 영상 '우리, LG인이었습니다'에서 "지난 75년, LG의 여정에는 늘 한결같은 고객과 우리 LG인들의 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LG의 더 가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76주년 그룹 창립기념일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열거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대신 이날을 전 계열사 공동 휴무일로 지정하고, 주말까지 사흘간 쉴 수 있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LG뿐 아니라 다른 그룹들도 각 계열사별로 창립기념일이 달라 그룹 전체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그룹 창립기념일이라고 별도로 쉬는 곳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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