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7조 급증한 공매도 실탄…투자자들 롯데관광‧에코프로‧박셀바이오‧OCI 대차 잔고 채웠다

정해용 기자 2023. 4. 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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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차 거래가 이달 들어서만 7조원 넘게 늘어나 8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별로 보면 중국 리오프닝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관광개발,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 태양광뿐 아니라 반도체‧배터리 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OCI 등의 기업에 대한 대차 잔고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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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대차잔고 금액 80조 돌파
롯데관광개발, 상장사 중 최고 비중
에코프로·박셀바이오 등도 10% 넘어

주식 대차 거래가 이달 들어서만 7조원 넘게 늘어나 80조원을 돌파했다. 주식 대차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를 하기 위해 미리 주식을 빌려놓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를 위한 ‘실탄’이 주식 대차다. 주식 대차의 목적이 공매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차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공매도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별로 보면 중국 리오프닝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관광개발,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 태양광뿐 아니라 반도체‧배터리 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OCI 등의 기업에 대한 대차 잔고가 늘었다. 이 기업들이 앞으로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며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14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주식 대차 잔고는 80조4570억원, 대차 주식 수는 19억8267억주로 집계됐다. 3월 말(31일 기준)보다 대차 잔고 금액이 7조2060억원 늘었고 대차 주식 수도 1860만주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상장주식 수에 비해 대차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관광개발이다. 13일 기준 이 회사의 대차 잔고는 1329만1612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18.02%를 차지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늘어난 438억원, 1분기 영업손실은 331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자가 쌓인 롯데관광개발에 대해 감사인인 우리회계법인은 ‘계속기업가치 불확실’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 밖에 후성(13.14%), OCI(12.03%), 두산퓨어셀(10.91%), 호텔신라(10.69%), DB하이텍(10.22%) 등 6개사가 대차 잔고 비중이 10%를 넘었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대차 잔고 비중이 높은 곳은 첨단소재 제조업체인 나노신소재다. 최근 이차전지 전극에 적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Carbon NanoTube) 등이 주목받으며 이차전지 관련주로 언급됐던 곳이다.

주가 급등으로 고평가 논란이 있는 에코프로도 대차 잔고가 높은 기업이다. 390만2021주가 대차 돼 상장주식의 15.8%가 대차 잔고 물량이다. 에코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대차잔고 비중이 3번째로 높은 종목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13.66%‧7위), 에코프로에이치엔(12.98%‧10위) 등 3개사가 모두 코스닥시장에서 대차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10개 기업 안에 포함됐다. 이밖에 코스닥시장에선 이녹스첨단소재(15.84%), 바이오니아(14.06%), 박셀바이오(13.58%) 등 34개 기업이 상장 주식 수에 대한 대차 잔고 비중이 10%를 넘겼다.

그래픽=손민균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대차 잔고는 공매도를 위해 미래 준비된 자금이라고 보면 된다”라면서 “향후 공매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도 “대차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대부분 공매도하기 위해 기다리기 위한 물량”이라면서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안 교수는 “다만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투자자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대차 잔고가 늘어난 기업의) 현재 기업가치가 고평가됐고 향후 주가가 하락할지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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