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게임, 바깥 세상과 만나다
주유소부터 게임 OST 오케스트라까지 활용
아이부터 성인까지 일상 곳곳 게임요소 접해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배찌', 메이플스토리 속 '돌의 정령' 등 게임 속 캐릭터가 모니터를 벗어나 현실 세상에 나타났다. 팝업 스토어와 패스트푸드점, 세련된 카페, 주유소까지 게임 캐릭터의 외출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넥슨은 이종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과 협업하며 게임 지식재산권(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테일즈위버의 배경음악을 오케스트라로 공연하고, 글로벌 아티스트가 게임 캐릭터를 재해석한 작품이 전시된다. 넥슨의 IP사업팀을 만나 차별화된 IP사업을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고 답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한 IP사업
넥슨의 IP사업팀은 신규사업실 산하 팀으로, 2004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지금까지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저연령층 대상 굿즈를 다수 내놨다. MZ세대(1981~2012년생)라면 한번쯤 접한 메이플스토리 딱지나 트레이딩 카드, 만화책 등이다.
게이머들은 자랐고 IP 사업팀의 대상 고객층은 성인으로 넓어졌다. 20~30대들이 인스타그램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매트블랙커피에 모여 유명 아티스트 조슈아 비데스가 재해석한 '바람의나라'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윤석헌 넥슨 신규사업실 실장은 "2000년대 초기에 성장기였던 세대가 성장해 직업을 가지면서 구매력이 생겼다"며 "MZ세대에게 소구력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패션 브랜드인 '피치스'와 손잡고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하는 것이 그 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를 '파츠 오일뱅크'로 바꿨다. 파츠는 '여러 부분의 결합'이라는 의미로 3사가 새롭게 만든 브랜드다. 이곳에는 카트를 연상하게 하는 모형차와 배찌 캐릭터 등의 조형물 등이 설치돼있다.
나인애 차장은 "카트라이더 IP의 중심인 자동차를 바탕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확대하고자 했다"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이르는 전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카트라이더와 더 친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축제부터 음악 공연까지…넓어지는 IP 활용
넥슨 IP사업팀은 게임의 문화예술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넥슨 IP사업팀은 지난해 8월 6일부터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넥슨 클래식 콘서트'를 열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카트라이더, '테일즈위버' 등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게임 4개의 OST를 오케스트라와 밴드 편성으로 편곡했다. 이틀간 진행된 콘서트의 객석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윤 실장은 "게임 음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티스트와 협업, 음악 페스티벌 등 다양한 방향으로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창작을 즐기는 팬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도 마련한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네코제'(넥슨 콘텐츠+축제)를 진행했다. 네코제는 넥슨 IP를 바탕으로 만든 물품(굿즈)을 비롯해 팬아트, 소설과 같은 2차 창작물을 만들어 공유하는 행사다.
네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이후부터 열리지 않아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윤 실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네코제에 참여했던 아티스트에게 관련 공지가 전달될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상설화할 수 있게 네코제를 준비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주요 거점에 열겠다"고 했다.
"프로젝트에 평균 6개월 준비"
넥슨 IP사업팀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곳곳에서 게임을 접하고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을 통해 부모와 자녀, 친구와 연인, 직장 동료 등이 함께 교감하고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두진 차장은 "나이가 들어 가정을 꾸린 게이머가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길 때 우리 IP가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차장은 "우리 팀의 기본 목표는 넥슨 이용자가 아닌 사람도 매력적으로 느낄 만큼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파츠 오일뱅크'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프로젝트 하나를 선보이는 데에 평균 6개월, 종종 1년 이상의 시간을 쏟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밌는 프로젝트로 대중에게 접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현서 (stringstand@bizwatch.co.kr)
편지수 (pjs@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