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끝나기 전에라도 와야"…국회, 정순신 '동행요구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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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관계자에게 정순신 등 청문회 불출석 증인 동행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정순신 변호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023.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가 14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자녀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한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학폭)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을 열고 정 변호사 가족의 청문회 출석을 촉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 변호사가 나오지 않을 경우 국정감사에서라도 반드시 출석시키겠단 뜻을 밝혔다.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정순신 변호사와 배우자 조모씨, 아들 정모씨에 대한 동행요구서를 전달했다. 앞서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정 변호사는 공황장애 진단, 조씨와 정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쇠약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이날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유 위원장은 "정순신 증인은 지난 청문회에 이어 두 번째 불출석을 감행해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며 "공황장애로 참석이 어렵다는 사유를 대고 있다. 기억하겠지만 최순실 청문회때 최 증인이 공황장애를 호소했지만 별 다른 문제 없이 청문회에 출석해 자기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변호사) 배우자와 자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쇠약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어떤 증빙자료도 내지 않았다"라며 "자녀인 정 증인은 복무 중인 부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근무와 훈련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왔다. 그럼에도 심신쇠약이란 아무런 증빙자료 없는 불출석 사유서 제출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 정 증인은 오늘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 휴가를 나가 부대에서 근무할 경우 소재가 파악되고 출석을 강하게 요구받을 것을 우려해 피신 차원에서 휴가를 낸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며 "정순신 증인과 배우자, 자녀의 불출석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정 변호사 가족이 이날 청문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며 국회 관계자에게 동행요구서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유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가 끝나기 전에라도 이 (정 변호사 가족) 세 사람이 출석할 수 있도록 동행요구서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국회법 미비로 청문회의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동행명령장은 아니지만 오늘 출석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의미로 동행요구서를 직접 가서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오는 하반기 국정감사에서라도 불러 세우겠단 뜻을 밝혔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청문회를 연기하면서까지 반드시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순신에게 국회출석 요구서는 한낱 종잇장에 불과한 모양"이라며 "청문회 증인이 두 차례 연속 불출석한 사례는 국회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제적인 동행명령장이 없어서 쉽지만 국회는 가장 강력한 국정감사가 있다"라며 "이번에 정순신 가족이 청문회에 오지 않겠지만 야당 (교육위) 간사로서 말한다. 9월 국정감사 때 다시 한 번 (정 변호사) 가족들을 불러내겠다"라고 했다.

한편 교육위는 지난달 정 변호사 사태를 '교육·입시 기능 마비', '인사참사'로 규정한 민주당이 단독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실시안을 의결하고 이날 청문회를 열었다. 당초 청문회는 지난달 31일 열렸지만 핵심 증인인 정 변호사가 불출석하며 파행,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청문회를 이날로 미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를 위한 청문회라고 반발하며 참석하지 않았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