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감청 확정할 단서 없어"…정부 고위당국자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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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라고 확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조사 중이어서 확정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도·감청을 포함해 미국이 악의적이라고 해석될 만한 행동을 안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오는 26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주 분야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사이버 안보 협력에 대한 별도 문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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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라고 확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조사 중이어서 확정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도·감청을 포함해 미국이 악의적이라고 해석될 만한 행동을 안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오는 26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주 분야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사이버 안보 협력에 대한 별도 문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에서 21세의 주 방위군 소속 일병이 기밀 유출 용의자로 체포됐다. 러시아 스파이 아니고 내부에서 군 관련 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는데, 당초 정부 조작설과 배치되는 게 아닌가.
"그 기사를 몇 시간 전에 읽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은 시간이 걸려서 미국이 알아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한·미 관계와 관련돼서 공개된 내용 분량이 많진 않지만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시간상으로 꽤 흘러가서 지금 현재의 한·미관계와 관계가 없는 주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말씀드릴 수 있다. 지금 현재 한·미간 정보공유라든지, 또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뢰관계라든지 그것은 확고하게 작동하고 있다 말씀드릴 수 있다."
▷'악의적'이란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행동이 악의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미국 측 설명이 있었나. 아니면 우리 자체적으로 판단한 근거가 있나.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서 정보활동을 할 수 있는 개연성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 활동 안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판단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우리를 도감청했다고 확정할 만한 단서가 없다라는 얘기다. 현재까진 도감청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악의적인 행동이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라는 얘기였다."
▷악의적이라는 게 도감청 자체를 말하나.
"그것을 포함해서 모든 종류의 활동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볼 때 불편한 행동은 다 악의적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 있는데 그런 게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는 얘기다. 미국은 조사 중이다. 그 조사가 끝난 다음에 확실하게 설명할 것이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진 우리가 아무것도 확정해서 미국의 악의적 행동이라고 할 게 드러난 게 없다는 얘기다."
▷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문서의 사실상 대부분이 위조됐다는 견해가 일치했다고 했다. 당시에 미 국방부와 공유했다고 하는 내용 원문 표현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 상당수 위조라고 받아들였다는 것인데 '상당수 위조'라는 영어식 원문 표현은 어떻게 되나.
"영어 표현은 듣질 않았다. 직접 통화했으면 들었을 텐데. 미국으로서도 아마 아직은 조사중인 것 같다."
▷공개 문건 중에 사실관계와 다른 게 많고, 현재 한·미관계와 관련된 것과 다르다고 했다. 폴란드 총리가 포탄 지원과 관련해 한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부분 논의 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미국과 특수관계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지원도 할 수 있고 미국이 필요로 하는 탄약 등을 얼마든지 한·미관계 차원에서 주고받을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의제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랜 지난 수개월 동안 한·미 양국이 그때 그 때 필요에 따라 결정을 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 왔다. 그래서 굳이 새삼스럽게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올릴만큼 새로운 주제는 아니다."
▷이번에 미국에서 기밀 유출과 관련해 어떤 얘기를 들었나.
"제가 만난 많은 상대방은 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굉장히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한 기색도 역력했다. 최선 다해서 중간중간 공유하겠다고 약속하고, 동맹에 있어 자기들이 큰 누를 범한 것 같은데 정말로 한국에 대해 잘 하고 싶다고 한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성의 있는 답변들이 계속 오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도·감청 인정하는 것 아닌가.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가 많은 의혹과 비판을 받게 된 결과에 대한 것이다. 내용의 사실관계를 떠나서 동맹관계가 훼손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오해들이 난무한다든지, 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성공을 만들어내야 하고 자신들이 한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해 놨는데 한국에서 왈가왈부 하는 여러가지 분위기가 있으니 미국이 볼 때는 그것이 곤혹스럽다는 표현이다. 실제 일어난 문건과 관련된 내용은 자기들도 아직 확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도감청 없었다고 확정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게 아닌가
"한국 정부도 확정하지 않았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알아보고 있지만 우리도 아직 알 수 없다."
▷정부 해명보면 공개적으로 김성한 전 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비서관이 공식석상에서 그런 얘기한 적 없다는 것이다. 도청은 두 사람간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인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저도 잘 모른다. 사무실 바깥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이 얘기하다 전언을 전해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다양한 변수가 있다."
▷두 사람의 사적 대화 여부는 조사 안했나.
"제가 직접 하진 않았다. 누군가는 했을 수 있지만 제가 관여는 하고 있진 않다. 저는 정책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다른 팀에서 해야 될 일이다."
▷미측이 도감청 없었다고 밝혔나.
"자기들은 그걸 담당하는 조직이 따로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확정해서 나중에 알려줄 것이다. 지금 제가 만나고 있는 백악관 포함해서 국무부, 국방부, 많은 사람들은 그런 정보 생산해 내는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자기들도 확인을 아직 못하고 있다. 드러난 결과를 보니 한·미관계 있어선 사실과 맞지 않은 정보인 것 같다는 것은 미국도 알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때 어떤 의제를 얘기하나.
"사이버안보 협력에 대한 별도의 문건 발표될 것이다. 이것은 예전부터 이미 준비를 해오던 것이다. 현재 사건과 관련이 없다. 어쨌든 영향을 미쳤으니 한·미 사이버 안보에 있어서 신뢰를 재확인하고, 양국 국민과 정부가 보다 믿을 수 있는 정보의 공유라든지, 생산, 함께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이라든지 그래서 신뢰를 좀 더 이행차원에서 재구축할 수 있는 그런 조치들을 감안해서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포괄적인 문서가 될 것 같긴 하다.
▷정상회담 의제에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도 포함됐나.
"박근혜정부 때 원자력협정 개정이 한번 됐고 그 시효가 보통 40년이다. 그래서 지금 와서 그것을 개정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다만 한국이 국제사회에 나가서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고 때로는 미국하고 같이 협력할 필요성도 있다. 그리고 재처리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는데 건식재처리 기술이 나중에 발전하게 되면 핵폐기물의 용량과 질량, 분량을 줄이는데 획기적 기여할 수 있는데, 그런 규율과 과정을 꼼꼼하게 통제하고 있는 게 한·미 원자력협정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한테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다만 웨스팅하우스라는 미국의 원전 회사와 우리나라 한수원이라든지 관련 기업들이 민간 소송을 진행 중인데, 그게 국제시장에 한미 공동 진출에 현재 걸림돌이 돼 왔다.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양국이 같이 수익도 올리면서 국제시장에서 윈윈 게임을 해야 되는데, 여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계기로 돌파구가 마련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가나.
"의제로 올릴 필요도 없게 되면 더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전에 해결된 것이니까. 얼마 안남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지금 막바지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핵 관련 내용은 어떻게 되나.
"결국 핵억제 문제다. 북한이 우리에게 핵을 쓰지 못하도록 사전에 확보한 핵억지 시스템이 동맹간 작동해야 되는 문제다. 그 안에 그간 언론에 공개됐던 공동 기획이라든지, 공동실행이라든지, 모의 연습이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다 중요한 연습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이것을 총괄해서 한·미간에 정말로 국민들이 봤을 때 피부에 와닿고 체감할 수 있는 뭔가 종합적인 한·미 확장 억제력이 이제 그림이 그려졌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것을 정상회담 때까지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
▷사이버 안보분야에서 확장하면 한때 미 의회에선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 포함 논의도 있었다.
"파이브 아이즈는 영어권 국가들 아니냐. 서로 문화가 다를 수 있다. 꼭 파이브 아이즈 숫자를 늘려서 들어가야만 파이브아이즈에 준하는 정보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동맹 70주년을 맞았는데 질적으로 상호 방위 의무와 원조, 그리고 공조의 지리적 범위가 좁다. 1953년 약속한 6.25 전쟁 직후 한반도 육지와 눈에 보이는 비행기가 떠다니는 공중에 국한된 지리적 범위로는 맞지 않다. 70년이 흘렀는데,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지리적 그리고 공간적 범위가 우주, 그리고 사이버공간까지 확대되고 포함돼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현재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사이버 안보협력을 맺어서 우주에서 정보 공유한다. 우리도 일본과 비슷한 수준인가.
"미·일도 어디까지 공유하겠다고 공개를 안했다. 하지만 2~3년 전에 미·일이 사이버 협정을 맺었듯이 우리도 그런 종류 사이버 협정을 맺기 위해서 지금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미·일간 공유하는 사이버 정보와 한·미간 공유하는 사이버정보는 색깔이 다르다. 어떻게 보면 한·미가 좀 더 솔직하고 긴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머니까지도 지금 같이 찾아내고 있다. 그것을 수사하고 찾아내는 과정에 동원되는 첨단 모든 종류의 사이버 과학기술 수사기법이 한·미간에 공유되고 있다. 그리고 국제사회 불법 무기거래, 마약, 비트코인, 암호화폐, 주체를 알 수 없는 사이버공격 이런 것이 지금 일본보다 한국에 대한 공격의 빈도와 심각성이 크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한·미가 수평적으로 비교할 것은 아니다. 굉장히 경각심을 갖고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쿼드(Quad) 가입은 어떻게 되나.
"쿼드는 사실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거의 흡수한 실정이다. 다시 얘기하면 쿼드에 네 나라 들어갔다. 거기에서 사실 다루는 주제가 소프트한 이슈들이다. 기후변화, 감염병, 공급망 등 처음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비안보 영역으로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더 많은 나라들이 포괄적으로 다루는 곳이 IPEF가 돼 버렸다. 우리나라가 지금 인·태 전략을 발표하고 그 안에서 주축국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쿼드에서 뭘하겠다라기 보단 IPEF에서더 큰 영역과 협력의 범위에서 주도권을 발휘하는 게 실익도 있고, 명분도 있다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 민주당이지만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를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북한의 자발적인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있다 보니 대규모 국제적인 인도적 지원도 논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1순위가 대형 도발을 포함해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이 진전되는 것을 차단하거나 제재하는데 지금 민주당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 공조의 초점,그리고 국제사회의 주요 화두도 거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미간 북한 대화에 응한다면 언제든지 조건없이 나가서 무엇이든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기본방침은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
▷한국의 안보실장이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한 미국 측의 반응은 없었나.
"우선 신임 조태용 안보실장이 현장 외교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이벤트나 행사를 기획할 때 '어떤 사람이 어떻다'라거나 '옛날부터 지켜보니 이렇다'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대통령 모시고 일할 때 서로 보완하는 점 많아서 좋다고 생각된다. 미국도 그러겠지만 어느 나라나 상대방의 외교안보라인이 인사가 어떻게 바뀌었으니 우리가 어떻게 평가한다는 것은 거의 금기인 것 같다. 제 기억으로는 미국이 최근 일어난 이런 일에 대해 우리에게 어떻다라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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