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 ICBM 첫 발사...요격 어려운 ‘게임 체인저’ 되나

2023. 4.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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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정상각도·2·3단 고각 발사
김정은, 가족들과 발사현장 동행
美 본토타격 입증 추가도발 우려
북한이 14일 보도한 영상 일부로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고체 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시험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으로 추정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이날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전날 처음으로 신형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14일 밝혔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은 액체연료 ICBM과 달리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사전 발사 징후 포착이나 선제타격, 요격이 어렵다.

북한의 미국 본토를 기습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ICBM은 한반도 정세 판도를 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공화국 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 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발동기들의 성능과 단분리 기술, 각이한 기능성 조종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주변국가들의 안전과 영내비행중 다계단 분리의 안전성을 고려해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분리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대속도를 제한하면서 무기체계의 각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첫 고체엔진 ICBM 시험발사인 만큼 단 분리와 각 단에 대한 조종 등 기본적인 사항에 초점을 맞췄으며, 1단은 정상적으로 쏘고, 2·3단은 의도적으로 고각발사로 시간지연분리시동방식을 통해 속도를 줄였다는 얘기다.

일본이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홋카이도 주변으로 낙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보를 발령했다가 낙하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정정한 것도 1단이 정상적으로 발사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1단은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 앞 10㎞ 해상, 2단은 함경북도 어랑군 동쪽 335㎞ 해상에 안전하게 낙탄됐다고 밝혔다. 3단 낙탄지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진력 없는 모의 탄두부분이 곧바로 분리돼 낙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문은 국제사회의 고체엔진 ICBM을 둘러싼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듯 단 분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진도 공개했다.

또 김 위원장과 함께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이 시험발사 현장에 자리한 사진도 게재했다.

북한의 화성-18 시험발사는 발사 하중으로 인한 발사대 안정성 문제를 고려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콜드런치(발사 뒤 공중점화) 방식을 적용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성과에 ‘대만족’을 표시한 뒤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고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며 “반드시 불가극복의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어 잘못된 저들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절망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향후 고체연료 ICBM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계속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사전연료 주입 과정이 필요 없는 고체 ICBM으로 미국 본토 기습 공격 능력을 보유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신형 고체 ICBM 화성-18형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획기적 진전 사건으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본토 타격 능력 입증을 위해 고도를 높인 2차 시험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향후 화성-18형 완성 이후 중거리급과 장거리급 추가 고체모델을 만들어 빠른 속도로 중·장거리 라인업의 고체형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2019년 이후 개발·공개한 대부분의 미사일 라인업이 고체연료형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군사전략에서 변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이어 “2월 열병식 때 고체연료 ICBM 추정 발사체 4기를 등장시켰는데 최소 향후 3기의 추가 시험을 연속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미정상회담 직전 또는 직후 대미 메시지 발신 차원에서 발사 시점을 설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 위원장은 ‘화성-18’ 개발에 기여한 국방과학연구부문 중요 관계자 10여명에게 ‘노력영웅칭호’를 수여할 것으로 제안하고, 미사일총국 해당 연구소 부소장인 한금복 대좌에게 소장 군사칭호를 수여하라고 명령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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